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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광안리해수욕장 비만 오면 누런 바다…주범은 수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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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송호재 기자

노컷뉴스

부산을 대표하는 피서지인 광안리해수욕장 앞바다에 비만 오면 오수가 흘러들고 있다. 관할인 수영구청이 침수를 우려해 오수가 섞인 빗물을 방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송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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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 가운데 하나인 광안리해수욕장 앞바다가 많은 비가 내리면 어김없이 오수로 오염되고 있다.

관할 지자체가 주변 지역 침수를 우려해 해수욕장에 오수를 방류하기 때문인데, 수십 년 동안 근본적인 대책조차 없이 오히려 환경오염에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이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의 영향권에 든 지난 3일 오후.

굵어진 빗줄기가 바다를 적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광안리 해수욕장 서편 바다에 누런색 물이 흘러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백사장과 광안대교 사이가 오수로 물들어 마치 황토바다를 연상케 했다.

이 같은 현상은 많은 비가 내리거나 태풍이 찾아오면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확인 결과 이 오염의 주범은 다름 아닌 해수욕장을 관리해야 할 수영구였다.

비가 오면 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오수처리시설에서 오수가 섞인 빗물을 바다에 방류하고 있는 것.

수영구는 1992년부터 해수욕장 서편에 시간당 최대 2천5백ℓ의 오수를 처리할 수 있는 펌프 시설을 운영 중이다.

펌프 시설로 유입되는 하수관이 하나뿐이라, 각종 오수와 빗물이 함께 모여 흘러든다.

이 때문에 비가 많이 내리면 처리용량을 초과한 빗물이 오수와 함께 흘러들어 침수가 우려돼 어쩔 수 없이 오수와 빗물을 함께 방류한다는 게 수영구의 설명이다.

당연히 해수욕장 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광안리해수욕장 수질 논란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특히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오수까지 해수욕장 앞바다에 흘러들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수질은 물론 연안 생태계에도 악영향이 없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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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대표하는 피서지인 광안리해수욕장 앞바다에 비만 오면 오수가 흘러들고 있다. 관할인 수영구청이 침수를 우려해 오수가 섞인 빗물을 방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송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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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수영구는 1차 정화를 거친 생활 오수가 흘러들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금는 뾰족한 수가 없으며 2025년 부산시의 우수·오수 분리 사업이 마무리되면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영구 관계자는 "많은 비가 내려 생활 오수를 처리장으로 보내는 펌프 시설 용량이 초과하면 침수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우수·오수 분리사업이 마무리되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욕장 수질에 문제가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수욕장을 관리해야 할 지자체가 오히려 대책없이 환경오염에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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