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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사이언스 카페] 강속구 투수 vs 기교파… 빅데이터로 본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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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양현종 9승7패(왼쪽), 헨리 소사 7승5패




야구에서 시속 150㎞가 넘는 공을 줄곧 한 방향으로 내리꽂는 강속구 투수와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질을 구사하는 기교파 투수 중 누가 더 팀을 승리로 이끌 가능성이 높을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빅데이터(대용량 정보)는 강속구 투수의 손을 들어줬다. 정우성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9일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들의 성적을 구종(球種)에 따라 분류한 결과 구종이 많지 않아도 구속(球速)으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강속구 투수가 승리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매년 100여명의 선발투수가 던진 공을 분석했다. 먼저 특정 스트라이크 존에 얼마나 자주 오는지를 분석해 공의 불확실성을 측정했다. 연구진은 이를 온전히 투수의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수비 무관 자책점(FIP)과 비교했다.

분석 결과 구종이 다양해 공의 불확실성이 높은 투수보다 구종은 단순해도 불확실성이 낮고 구속이 높은 투수가 성적이 좋았다. 정우성 교수는 "빠른 공을 정확하게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 다양한 구질을 정확하게 던지는 투수보다 더 낫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기아의 양현종(9일 현재 9승7패), LG의 헨리 소사(7승5패), SK 앙헬 산체스(6승3패)가 불확실성이 낮은 강속구 투수의 대표 사례라는 것이다. 야구계에서는 한 명의 타자를 여러 번 상대해야 하는 선발투수는 투수의 공이 타자의 눈에 익지 않도록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구종보다는 공의 위력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연구 결과는 한국물리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새물리' 최신호에 실렸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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