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고독사 방지·보이스피싱 예방 등 사각지대 관리
"감정 보살피는 일에 AI '환각' 부작용 우려 크지 않아"
최근 이동통신 3사가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사회적 사각지대를 활발히 조명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2024.9.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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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 잠에서 깬 김모 씨(73)는 원인 모를 목 주변 통증에 시달렸다. 몸을 일으키기도 힘든 고통에 먼발치 놓아뒀던 휴대전화에는 부재중 통화가 쌓였다. 발신자는 아침마다 안부를 주고받던 친구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다시 휴대전화가 울어댔다. 힘을 짜내 휴대전화를 집어 든 김 씨는 "목이 너무 아픈데 혼자서는 무서워서 병원에 못 가고 있다"고 답했다.
김 씨의 도움 요청에 구급대원이 집을 찾았고 김 씨는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김 씨를 살린 전화는 누가 걸었을까. 주인공은 바로 인공지능(AI)이었다. 항상 통화하던 시간대에 연락이 닿지 않자 이를 인지한 SK텔레콤(017670) 'AI 콜'이 연락해 안전 조치를 취한 것이다.
5일 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3사는 AI를 활용해 사회 안전망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AI로 노년층의 고독사·보이스피싱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이용자의 정신 건강까지 챙기는 것이다. SK텔레콤의 'AI 안부 든든 서비스'는 'AI 콜'이 일정 기간 통신·전기 사용이 없는 세대에 안부 전화를 건다. 위급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즉시 구급 대원이 출동하도록 지원한다.
보이스피싱 예방 활동도 활발하다. SK텔레콤의 AI 콜은 보이스피싱 상황을 가장해 고령층 이용자에게 주 1회 전화를 건다. 통화가 끝난 뒤에는 AI 스피커로 금융 범죄 위험을 안내한다.
멘탈 케어도 거뜬히 해낸다. 지난해 9월 출시된 LG유플러스의 '답다'(답장 받는 다이어리) 서비스는 사용자가 감정 키워드를 선택해 일기를 쓰면 AI가 답장을 보내주는 것이다. 1년간 5만여 명의 사용자가 약 27만 편의 일기를 남길 정도로 인기다.
답다는 AI 감정 분석 리포트를 작성해 제공하는 기능과 과거까지 연계한 종합적 답장을 제공하는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KT는 'AI 정신건강 플랫폼'을 도입할 예정이다. 챗봇의 질문에 답하고 일기를 쓰면 AI가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한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주관 '초거대 AI 기반 심리케어 서비스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LG유플러스는 이번 달 출시 예정인 AI 통화비서 '익시오'에 보이스피싱 실시간 감지 기능을 탑재했다. 통화 중 보이스피싱 위험을 감지하면 알림을 보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특히 고령층 금융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통사가 사회 안전망 구축에 AI를 적극 활용하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AI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이재성 중앙대 AI 학과 교수는 "누군가의 안부를 묻거나 감정을 보살피는 일에는 AI의 '할루시네이션'(환각) 우려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취약계층을 돕기 어려운 건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인데, 전화는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 이통사의 이런 노력이 지속되면 복지 사각대지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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