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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등굣길 담배 연기 사라졌어요" 서울 금연통학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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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학교 주변 금연거리 지정 시범사업, 긍정적 반응에 서울시 참여 학교 확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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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옥정초등학교 앞 바닥에 부착된 금연거리 표지판 /사진제공=서울시


"학교 주변에 사는 어른들이 출근길에 담배를 피면서 걸어가세요. 학교 가는 길에 그 담배 연기를 맡았었는데 이제는 그런 일이 사라졌어요. 등하굣길에 담배 냄새가 없어져서 좋아요." (민규리양·성암국제무역고3)

주변에 주택이 많은 서울 강북구 성암국제무역고. 아침 등굣길에 지나가는 어른들의 담배 연기를 마시는 일이 학생들의 일상이었다. 학교 주변 길에 버려진 담배 꽁초 또한 익숙한 장면이었는데 최근 3개월 사이 학교 주변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학교 주변이 금연거리로 지정된 후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학교 주변(통학로) 금연거리 지정' 시범 사업이 긍정적 반응을 얻으면서 사업 확대 방안을 수립 중이다. 25개 자치구 1곳당 최소 1개교를 시범사업으로 삼은 데 이어 참여 학교를 늘릴 계획이다.

통학로 금연거리 지정 사업은 청소년 흡연을 사전에 예방하고 간접흡연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시행한 제도다. 금연거리 지정을 원하는 학생, 학교 등이 직접 신청하면 자치구(보건소)가 타당성 검토 후 금연거리 지정을 고시한다. 서울시는 표지판 제작 등을 지원한다. 금연거리에서 흡연한 사실이 적발되면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현재 서울 전체 19개 학교가 계도기간을 거쳐 본격 시행 중이다. 다음 달 안에 계도기간이 끝나는 곳도 4개교(광남중, 영락유헬스고, 한남초, 구로중)가 있다. 이 외에 금천구 문일중과 송파구 잠실중은 금연거리 지정 과정을 밟고 있다.

시범사업을 진행한 학교와 학생들은 변화를 느꼈다. 올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현재 금연거리를 운영 중인 성암국제무역고는 1학기 동안 학생들과 교사, 보건소 관계자 등이 함께 주민들에게 직접 금연거리를 설명하는 홍보 활동도 진행했다.

이동희 성암국제무역고 학생창의부장(교사)는 "바닥에 금연거리 표시도 하고 홍보 활동도 했더니 주민들이 학교 주변에서 흡연하는 행위에 대해 경각심을 갖더라"며 "바닥에 버려진 꽁초도 줄고 흡연자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학교 주변에 금연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학생 흡연율을 낮추는 데도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혁 서울 동대문중 생활안전부장(교사)은 "청소년은 결국 어른을 보고 배운다"면서 "금연거리를 조성하고 금연 중요성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데 학생들이 함께하면서 배우는 게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금연거리를 시작한 후 학교 주변 도로에 버려진 담배꽁초는 물론 흡연하는 주민들 모습도 찾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부분 시범학교의 계도기간이 끝난 만큼 정기적인 단속 등으로 경각심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시범학교 관계자는 "금연거리 운영이 활성화되려면 단속도 강화해야 한다"며 "현재는 단속 활동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그간 시범사업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해 사업 확대 계획을 수립 중이다. 이번 시범사업을 벤치마킹한 수원시는 최근 4개교를 대상으로 통학로 금연거리 지정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공청회도 열었다.

사업 확대 방안으로 희망 학교가 신청할 수 있는 방법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어 참여 학교 수를 늘리고 홍보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흡연자 등이 금연거리 지정 관련 민원을 제기할 수 있어서 전체 민원 현황을 최근 조사했는데 그런 민원 신청은 없었고 참여를 희망하는 학교 문의가 있었다"며 "금연거리 자율준수 문화를 조성하면서 서울 안에서 사업을 확대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a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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