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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번 여름, 호캉스는 우리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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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으로 벽·창문 꾸미는 '월테리어' 저비용으로 집 안 분위기 연출

조선일보

단단한 천에 다양한 프린트를 한‘패브릭 포스터’. 쉽게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다양한 무늬가 있는 천으로 된 쿠션 커버도 포스터 대용으로 쓸 수 있다(위 사진). 마치 네온사인 조명인 듯 찍어낸 패브릭 포스터. /11번가·텐바이텐


싱글족 직장인 이정아(41)씨는 매일 다른 집에서 산다. 집을 옮겨다니는 게 아니다. 작은 인테리어 변화로 집 안 분위기를 매번 바꾼다. 방법은 천으로 된 벽걸이 장식물인 패브릭 포스터. 단단한 캔버스 천에 나뭇잎이나 명화 등 각종 문양을 프린트한 것이다. "멋진 그림 액자를 다는 것도 좋지만 때론 지루해지더라고요. 시중 제품 가격도 비싸지 않은 데다, 오래된 옷가지나 여름 홑이불 등 위에 직접 그림을 그리기도 하죠. 매일 속옷 바꿔 입듯 직물 포스터를 바꾸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즐겨요."

이씨처럼 최근 들어 적은 가격으로 벽이나 창문 등을 꾸미는 '월테리어(wall+interior)'가 인기다. 말 그대로 벽을 장식하는 인테리어로 연출에 따라 호캉스(호텔+바캉스) 느낌을 낼 수도 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작은 변화로도 효과를 주는 인테리어 방법이 뜨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 SK플래닛 11번가에 따르면 패브릭 포스터 등이 포함된 '아트 포스터' 카테고리의 거래액은 올해 상반기가 3년 전인 2015년 상반기에 비해 5배 늘었다. 가격은 1만~3만원대로 휴양지에 온 듯한 프린트는 기본. 각종 방송에서 혼자 사는 연예인들이 집을 바(bar) 형식으로 꾸미고 네온 조명을 단 실내장식으로 인기를 끌면서, 네온 느낌이지만 전기료 안 드는 네온 프린트도 등장했다.

서양식 매듭공예인 '마크라메(ma cramé)'도 저렴한 인테리어로 주목받고 있다. 재료인 실 뭉치 하나에 보통 3000~4000원 정도. 최근엔 직접 배울 수 있는 각종 공방도 늘고 있다. 색칠을 하며 힐링하는 컬러링북처럼 공예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실내장식까지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평이다. 파티장처럼 긴 줄에 천이나 종이 같은 걸 달아 벽에 걸어놓는 '가랜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장식으로 꼽힌다.

11번가 리빙팀 김지애 매니저는 "간단하게 걸어두는 것만으로 공간 분위기를 살릴 수 있고, 초보자들도 쉽게 하는 게 월테리어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야근에, 잔업으로 말마따나 잠만 자고 오는 '하숙집' 취급이었던 그 집이 작은 분위기 변화로 '내 쉴 곳은 작은 집'이란 노랫말을 흥얼거리게 하는 '즐거운 나의 집'이 돼 가는 셈이다.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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