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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같은 듯 다른 인디계 투톱… 듀오로 새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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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이발관' 출신 이능룡 등 듀오 결성… 신곡 '리뷰' 발표

차가운 장맛비가 내릴 때 유리창에 앉은 뽀얀 습기. 그 위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쓸 때의 미묘한 간질거림. 모던록 밴드 '못(Mot)'의 리더 이이언(43)과 '언니네 이발관'의 기타리스트 이능룡(40)이 최근 결성한 듀오 '나이트오프'의 새 싱글 '리뷰'의 느낌이 그랬다. 일렁이는 이능룡의 기타 사이로 이이언의 습기 찬 목소리가 스며든다. 밤도 아침도 아닌, 어슴푸레한 새벽의 경계에 있는 것 같다.

두 사람은 각자 색깔 뚜렷한 음악으로 정평 난 뮤지션. 이이언의 '못'은 2004년 데뷔 후 앨범마다 평단의 찬사를 받았고, 이능룡의 '언니네 이발관'은 인디음악을 개척한 1세대 밴드다. 3일 서울 홍대 인근에서 만난 두 사람은 "신생 팀인데 인디계 '시조새', '조상님'이라고들 해 난감하다"며 웃었다.

조선일보

최근 새 듀오‘나이트오프’를 결성한 이능룡(왼쪽)과 이이언. /장련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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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팀 결성 계획은 2012년 마주 앉은 술자리에서 시작됐다. 이이언은 "능룡이는 기타로 멜로디의 감성을 제대로 살려낼 줄 알아 진작 눈여겨봤다"고 했다. 언니네 이발관이 지난해 7집 앨범을 끝으로 무기한 휴식에 들어갔고, "지금이 함께하기 딱 좋은 때"라고 뜻을 모았다.

팀 이름 '나이트오프'엔 '외출이 허용된 자유로운 밤'이란 뜻을 담았다. 실은 "더 편안한 음악을 하고 싶어 붙인 이름"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닮은 듯 다른 점이 많다. 이능룡은 "나는 꼭 악기를 쥐어야만 곡이 써지는데 형은 커피 마시다가도 '뭔가 떠올랐어!' 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각자 만든 결과물은 밤 10시쯤 카카오톡 메신저로 공유하며 곡을 쓴다. 이때가 이이언은 잠자리 들 시간, 이능룡은 한창 음악이 잘되는 시간. 밤에 자유롭고 싶어 지은 팀 이름과 달리 밤샘 작업이 이어진 셈이다.

두 사람은 8월부터 두 달 간격으로 싱글을 내서 연말에 미니 앨범으로 모으고, 소셜 미디어 등 온라인 활동으로 음악 팬들과의 접점도 늘릴 계획. "늘 하던 낡은 음악은 하고 싶지 않아요. 유행을 따르는 게 아닌, 현재와 호흡할 줄 아는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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