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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책과 삶]위로 전화보다 ‘조의 문자’가 예의?…공감능력을 잃어가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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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

셰리 터클 지음·황소연 옮김

민음사 | 524쪽│2만1000원

경향신문

“대화에 무슨 문제가 있니?”

셰리 터클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인간과 기술 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한다. 그는 연구를 위해 만난 미국 뉴햄프셔의 10대들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답했다. “대화는 실시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내가 하려는 말을 통제할 수 없어요.”

책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대표되는 기술문명의 발달로 인해서 대화가 사라진 사회를 말한다. 10대뿐 아니라 터클 교수가 만난 사람들 중 다수가 얼굴을 보고 대화하는 것보다 스마트폰 메시지로 이야기하는 것을 편하게 여겼다. 한 10대 소년은 친한 친구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서는 위로의 전화를 하는 것보다 메시지로 조의를 표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기까지 했다. 터클 교수는 SNS로 인해 사람들이 진정한 고독이 주는 자아성찰의 기회와 대화를 통해 발달할 수 있는 공감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고 말한다.

몇몇 회사에서는 화상 회의나 메신저 회의 등이 생산성을 떨어뜨린다고 보고 직원들을 회사로 불러들였다. 야후는 2013년 재택근무를 폐지했고, IBM도 재택근무를 허용한 지 24년 만인 지난해 재택근무를 없앴다. 첨단 기술 컨설팅사 래드너 파트너스는 2011년부터 임원들에게 ‘(직원들과) 목적의식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얼마나 나누었는지를 성과 검증 지표로 삼고 있다. 터클 교수는 “대면 회의를 하다 보면 사람들의 관심이 휴대폰으로 이동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며 이로 인해 “(토론 중) 협력으로 인해 생기는 ‘뜻밖의 지적인 발견’ ”이 저해된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 번에 한 가지에 집중하는 ‘유니태스킹’을 하라고 말한다. 전자기기 여러개를 이용한 멀티태스킹이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지만 실은 “우리를 각성과 유사한 상태, 지속적인 경계 상태로 몰고” 가면서 스트레스를 높인다는 이유에서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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