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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아크로리버파크·은마' 2주택자 내년 종부세만 1460만원…작년보다 800만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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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시장가액비율 현재 80%에서 인상
다주택자 세금 부담 크게 늘어

주택 공시가 상승과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 비율 상향 조정(80→100%)을 감안하면 공시가 10억원 이상 집을 두 채 가진 다주택자의 내년 종부세 부담은 지난해보다 800만원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보다 다주택자가 받는 충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2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공동으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현행 80%에서 연 10%씩 단계적 인상) △종부세율 최대 2.5%(토지분은 종합합산 기준 2%에서 3%로)까지 인상 △공정시장가액비율 점진적 인상 및 누진세율 강화 △1주택자와 다주택자 차등 과세 등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한 것으로. 종부세는 주택공시가격에서 9억원(다주택자는 6억원)을 뺀 후 공정시장가액비율 80%를 곱한 과세표준에 세율(0.5~2%)을 다시 곱해 과표구간을 정하고 있다. 공시가와 공정시장가액 비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종부세도 증가하게 된다. 애초 특위는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종부세 세율을 건드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를 최대 3%까지 올리는 안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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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개편으로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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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10억원 이상 두 채 소유시 작년보다 종부세만 800만원 더 내야

조선비즈가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우병탁 세무사를 통해 서울 주요 아파트의 종부세 인상액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현재 80%에서 100%로 오르면 공시가 10억원이 넘는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1채와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84㎡ 한 채를 가진 2주택자는 2019년 종부세 부담액이 425만원 늘어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일 땐 1038만원의 종부세를 내야 하지만 90%가 적용되면 1250만원, 100%가 적용되면 1460만원을 내야 한다. 주택공시가가 올해 상승률만큼 내년에도 오르는 것으로 가정했을 때다. 이 가구주의 2017년 종부세는 633만원이었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80%에서 90%로 올리는 방식으로 부동산 보유세가 개편된다 하더라도 공시가 10억원 이상 주택을 두 채 소유한 경우 종부세가 800만원 가까이 증가하는 사례도 나온다.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119㎡를 두 채 소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2017년 종부세는 468만원에 불과했지만, 공정시정가액비율이 90%로 오를 경우를 가정하면 2019년 종부세가 1270만으로 훌쩍 뛰게 된다.

우병탁 세무사는 “잠실엘스 두 채의 공시가가 28억원이라 12억~50억원 이하 세율구간에 잡혀 종부세가 큰 폭으로 뛰게 된다”며 “다만 세부담 상한선(150%)을 고려하면 종부세가 이 정도 수준까지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액의 집을 여러 채 가진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늘어나면서 주택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을 가능성이 큰 데다 집을 여러 채 가지려는 투기 분위기도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보유세가 오르면 거래량 둔화와 지방 부동산 침체를 겪는 등 부동산 시장 활력이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주택자라고 하더라도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조정에 따라 세금 부담이 늘게 된다. 다만 다주택자만큼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 ‘반포자이(2019년 공시가 14억원 기준)’ 전용 84㎡를 한 채 소유한 가구주(만 59세, 5년 보유 가정)의 경우 20만원 정도 종부세가 늘어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면 종부세로 90만원을 내야 하지만, 90%로 상향되면 102만원, 100%로 오를 경우 113만원을 내야 한다. 다만 이 가구주의 2017년 종부세가 18만원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세금 부담이 꽤 증가하는 셈이다. 공시가 인상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에 따라 종부세가 최대 80만원 이상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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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심리 위축되겠지만, 집값 하락 가능성 적어

보유세 개편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다주택자들의 심리는 확실하게 잡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 집을 장만하려는 수요 역시 조금 더 시장 분위기를 지켜볼 것으로 전망돼 거래 시장은 한동안 한산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도권보다는 시장 침체 기운이 뚜렷한 지방 부동산 시장이 더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거나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양도소득세 등의 부동산 거래세를 정부가 높여 놔 집을 처분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1년에 많게는 수억원씩 오르는 시세차익과 비교하면 보유세 인상액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1주택자에 대해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상 정도로 그친다면 종부세 증세 대상이 다주택자에 집중돼 시장이 급랭할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거래가 계속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나, 집값은 급락하지 않고 지금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이날 공개된 내용은 일종의 중장기적 권고안이라 정부가 8월 세제개편안에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주택시장 흐름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이진혁 기자(kinoe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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