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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中 ZTE, 美 제재 무서워 소변기도 못 고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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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 ZTE가 미국 정부의 제재가 두려워 고장난 소변기를 방치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SCMP는 이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한 안내문 사진을 인용해 “ZTE가 미국산 제품 수입 금지 조치를 위반할까봐 고장난 미국산 소변기를 못 고치고 있다”고 전했다. 왼쪽 상단에 ZTE 로고가 박힌 이 안내문에는 “(ZTE에 대한) 미국의 수출 금지로 새 부품을 구입할 수 없다. 미 정부의 금지 조치가 풀리는대로 소변기를 고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사진 속 안내문은 미 욕실 브랜드 ‘아메리칸 스탠다드’ 소변기 위에 붙어 있다.

해당 안내문은 중국 선전에 있는 ZTE 사무소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한 ZTE 관계자는 “우리는 미국산 부품이나 액세서리를 사지 못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

중국 선전 ZTE 사무소에 있는 소변기. / 웨이보


앞서 미 상무부는 대(對)이란·북한 제재를 위반한 ZTE에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강도 높은 제재를 내렸다. 이 제재로 파산 위기까지 몰렸던 ZTE는 중국 정부가 중재에 나서면서 10억달러의 벌금과 경영진 교체, 미국인으로 구성된 준법팀 운영 등 굴욕적인 조건을 받아들이고 가까스로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그러나 미 의회가 지난 18일 국방수권법안(NDAA) 개정안을 과반수로 통과시키면서 ZTE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NDAA에는 ZTE에 대한 제재를 다시 부과하는 조치가 포함됐다.

NDAA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하원을 통과한 법안과 상원의 법안 문구를 조정한 최종안이 도출돼야 한다. 백악관은 이 과정에서 ZTE 제재 완화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설득한다는 계획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이를 위해 공화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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