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사이언스 카페] "네안데르탈人 뇌는 팝콘모양… 사회성 떨어졌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일반인의 세포로 만든 미니 뇌(위)는 둥근 모양이지만 네안데르탈인의 미니 뇌(아래)는 팝콘처럼 울퉁불퉁하다. /사이언스




인류의 사촌인 네안데르탈인이 미니 뇌(腦)로 부활했다. 네안데르탈인은 현생 인류의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보다 먼저 유라시아 대륙에 정착했지만 4만 년 전 돌연 멸종한 원시 인류이다. 이번 미니 뇌를 현생 인류의 뇌와 비교하면 네안데르탈인이 갑자기 멸종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지는 20일(현지 시각) "미국 UC 샌디에이고 의대의 앨리슨 무오트리 교수 연구진이 네안데르탈인의 DNA를 가진 미니 뇌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도 같은 연구를 하고 있지만 실제 네안데르탈인의 미니 뇌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이 배양한 미니 뇌는 콩만 한 크기로, '오가노이드(organoid)'로 불리는 미니 장기(臟器)의 일종이다. 오가노이드는 실제 장기와 마찬가지로 세포들이 입체로 연결돼 있어 배양 접시에서 평면으로 키운 세포보다 신체 반응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다.

무오트리 교수는 먼저 건강한 사람의 피부 세포를 인체의 모든 세포로 자라는 배아줄기세포 상태로 만들었다. 다음에는 줄기세포의 DNA에서 뇌 신경세포 발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찾아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로 대체했다. 과학자들은 이미 네안데르탈인의 뼈 화석에서 DNA를 추출해 해당 유전자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자라게 하자 세포들끼리 뭉쳐져 미니 뇌가 만들어졌다. 일반인의 피부 세포로 만든 뇌 오가노이드는 공 모양인 데 비해, 네안데르탈인의 뇌 오가노이드는 팝콘처럼 울퉁불퉁했다. 뇌세포 사이의 연결도 현생 인류의 뇌 오가노이드보다 적었다.

무오트리 교수는 "네안데르탈인의 미니 뇌 발달 형태는 사회성이 결여된 자폐 아동의 뇌와 비슷했다"며 "지금까지 연구로 보면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사피엔스보다 사회를 구성하는 능력이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