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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전문]강환구 현대重 대표 “싼 중국에 밀려…해양야드 가동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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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강 대표 담화문 통해 입장 밝혀

“가슴 아프고, 무거운 책임감 느껴”

7월 이후 일감공백 장기화될 것 예상

위기극복 고정비 줄여 경쟁력 높여야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일감 부족에 시달려 온 현대중공업(009540)이 해양공장을 8월부터 일시 가동 중단한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는 22일 담화문을 통해 “일감이 확보될 때까지 해양 야드 가동중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조직통폐합과 유휴인력 발생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가동중단을 막기 위해 여러 입찰에 공격적으로 참여했지만 높은 원가로 인해 중국, 싱가포르 업체에 밀렸다”면서 “위기 극복 방법은 비용을 줄이는 것뿐이다. 고정비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 말고는 이길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나스르(NASR) 원유생산설비를 수주한 이후 43개월째 해양플랜트 수주가 끊긴 상황이다. 이에 따라 7월 말 나스르 설비가 출항하면 일감이 없어 8월부터 해양공장이 가동 중단된다. 또 2600여 명에 이르는 해양사업본부 인력 대부분이 일손을 놓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의 담화문 전문이다.

해양사업의 미래를 위하여

현대중공업 임직원 여러분!

어느덧 올해도 절반이 훌쩍 지났습니다. 지난 6개월동안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주신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양야드의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을 여러분께 솔직히 말씀드리려 합니다. 현대중공업의 최고경영자로서 가슴이 매우 아프고, 무거운 책임감도 함께 느낍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가동중단만큼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여러 프로젝트 수주전에 뛰어들었고, 일감확보를 위해 상당 부분 희생을 감수하면서 공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생산성에 비해 턱없이 높은 원가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고, 결국은 중국, 싱가포르 업체에 밀리고 말았습니다. 사실, 토르투 공사 수주와 관련해서는 발주처가 우리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아직까지는 해양 구조물을 중국 야드에서 제작할 수 없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고, 발주처는 우리가 아닌 제작비가 싼 중국업체를 선택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7월말 나스르 프로젝트의 마지막 모듈이 출항하면 해양야드에서는 더 이상 작업할 일이 없습니다. 이미 출항한 프로젝트의 설치 마무리와 A/S 정도만 남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불가피하게 해양야드는 일감이 확보될 때까지 가동중단에 들어갈 것입니다. 가동중단에 따른 조직의 변화도 필요합니다. 설치 및 A/S 등 잔여공사 수행조직과 향후 있을 수주에 대비한 수주지원 조직만 한시적으로 운영됩니다. 기타 조직들은 통폐합 절차를 밟게 될 것이고, 대규모 유휴인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가까운 시일내에 새로운 공사를 수주하더라도 착공까지는 상당기간이 걸리므로 일감공백은 피할 수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지금 우리의 고정비로는 발주물량이 나와도 수주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것이 우리가 엄중하게 받아들여할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외부의 누군가가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도 없습니다. 무책임한 투쟁구호는 더더욱 아닙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바로 비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고정비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 말고는 1/3수준의 인건비로 공격해오는 중국, 싱가포르 업체를 이길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 회사의 해양사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무척 힘든 시간이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해양야드의 가동중단이라는 가슴 아픈 소식을 전해드리게 된 점, 최고경영자로서 다시한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의 이런 고통과 어려움이 언젠가 우리 회사 해양사업의 미래에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럴 때 일수록 모든 임직원 여러분이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그리고, 무엇이 회사를 살리는 길인지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깊이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8년 6월 22일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강 환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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