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재건축 규제와 일부 지역의 공급과잉 우려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강북권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아파트단지들은 가격 오름세를 유지한다.
서울 강남의 송파구 일부 단지는 올해 초보다 전셋값이 2억원가량 떨어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강북권 신축 대장주 아파트에 밀리는 역전현상도 나타났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올해 1월 9억~10억원이던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 전셋값은 5월 7억6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인근 ‘리센츠’ 전용 84㎡도 같은 기간 전셋값이 9억5000만원에서 8억원으로 내렸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도 올해 1월 13억2000만원이던 전세값이 2억원 넘게 하락했다. 강남구 신축 아파트 전셋값도 연초 고점 대비 1억~2억원 내린 상황이다.
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강화 등 규제정책으로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연말 9500가구의 초대형 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입주가 예정돼 ‘공급과잉’ 우려가 맞물린 결과란 분석이 이어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헬리오시티를 포함해 강남권에서 전년 대비 58% 늘어난 1만554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2008년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사태가 재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시 이 지역에서만 1만5000가구 동시입주로 역전세난이 발생하면서 전셋값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단지 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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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강북 마용성 대장주 아파트의 전셋값은 오름세가 이어진다.
올해 1월 7억8000만원이던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 전셋값은 5월 8억2000만원으로 올랐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 전셋값도 2월 8억3000만원에서 5월 8억8000만원로 상승했다.
‘1대1 재건축’으로 유명세를 탄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는 전용 124㎡ 전셋값이 1월 13억원에서 5월 14억8000만원으로 뛰었다.
이들 지역은 광화문, 여의도 등 도심권 출퇴근이 편리해 직장인, 신혼부부 등 실수요가 꾸준한 데다 단기 공급과잉 우려도 크지 않아 전셋값이 강세를 보인다. 아현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인기 단지는 수요가 끊이지 않아 전셋값이 당분간 현재 가격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매매시장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시장은 자산가치 상승을 염두에 두기보다 거주 편의성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더 고려하기 때문에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폭이 크다”며 “최근 일시적 공급과잉 우려로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졌지만 매매가격은 고점 대비 약보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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