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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사생결단 美中보복전] 美세탁기가격지수 3개월새 17%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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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 주가 하락
실질 GDP 줄이고 실질 임금 감소 효과 초래 전망
소비자들에게는 세금 인상과 마찬가지
아직 피부로 느끼는 영향은 제한적 …
美 경제, 다른 나라에 비해 무역 의존도 낮아


파이낸셜뉴스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는 매우 제한적이지만 이미 경제에 스며들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물가 상승,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실질 임금 감소로 나타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관세가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는 지난 1월부터 시행된 20% 세탁기 관세다. 노동부 세탁기 가격지수는 지난 3개월간 약 17% 치솟으며 지난 12년간 최고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3월 1일 발효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는 일부 기업들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통조림 수프 등을 생산하는 캠벨의 주가는 2월 이후 14% 하락했다. 회사측은 철강관세가 깡통 제조 비용을 높여 수익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특별히 언급했다. 가전제품 생산업체 월풀은 트럼프행정부의 관세로 잠시 웃다가 우는 기업이 됐다. 삼성과 LG 등 외국산 세탁기에 대한 수입 관세 발표 후 월풀의 주가는 12% 가량 급등세를 보인 뒤 18% 하락했다. 철강관세가 금속 소비업체인 월풀의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월풀은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로 5000만달러의 추가 비용 발생을 전망했다.

일부 기업들의 사례는 철강관세가 고용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미국내 철강 생산 기업 보다는 철강 소비 회사들이 훨씬 많다. 2017년 중반 기준 미국의 철강 소비 기업은 모두 2만9288개, 그리고 이들 업체에 고용된 근로자는 90만명을 넘었다. 반면 철강 생산 기업은 불과 916개, 종업원은 8만명으로 집계됐다.

현 단계에서 크게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아니지만 수입 관세는 소비자들에게는 세금 인상과 마찬가지다. 또 미국 경제에 실질 임금 잠식, 그리고 실질 GDP 감소라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스티븐 갈레거 전무이사는 WSJ에 전체 수입 규모 대비 관세를 통해 얻는 세수의 비율로 측정되는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현재의 약 1.5%에서 2%로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30여년래 가장 큰 폭이면서 가장 가파른 관세 인상인 셈이다. 갈레거의 계산은 최대 4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주 발언과 자동차 관세 구상은 포함하지 않았다.

관세 효과가 아직까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연간 약 3조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전체 수입에서 관세 적용 품목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계은행에 따르면 미국의 GDP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5%로 세계 평균치 28%보다 낮다. 미국이 세계 최대 무역 적자국임에도 미국 경제는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무역 의존도가 낮다는 뜻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지금까지 발표된 관세는 2019년 말까지 미국의 일자리를 약 14만5000개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미국의 월 평균 고용 증가폭을 밑도는 수치다. 1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물품, 그리고 자동차와 같은 다른 품목에 추가로 관세가 부과된다면 내년 말까지 50만개 넘는 일자리 피해가 예상된다. 그러나 잔디는 미국의 노동시장이 호황을 이루고 있어 트럼프행정부가 1000억달러 규모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미국 경제는 앞으로 18개월간 약 250만개의 고용을 추가 만들어낼 것으로 내다봤다. 잔디의 분석 작업은 트럼프가 추가로 4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발표하기 전에 완료됐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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