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 연구(Ⅳ)’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3839명에게 ‘지난 1년간 가족과 다툼이나 갈등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를 질문한 결과, 경제적 문제로 인한 갈등 경험률이 20.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자녀 양육·교육(12.3%), 가사분담(11.7%), 취업·실업(8.0%), 가족건강·간병(5.4%), 생활양식(종교·가치관)·성격차이(5.3%), 고부갈등·노부모부양(5.3%), 폭언·폭행(2.0%) 등이었다.
근로소득과 직결되는 ‘취업·실업’과 ‘경제적 문제’를 합치면 경제적인 이유로 가정불화를 경험한 비율은 총 28.0%에 달했다. 성인 4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지난해 경제적인 갈등을 겪었다는 얘기다.
가정불화를 유발하는 가족 간 갈등은 전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많이 겪었고, 특히 양육이나 부양과 관련된 갈등을 자주 경험했다. 여성에게서 특히 경험률이 높은 갈등 원인은 자녀양육(14.2%), 경제적 문제(21.4%), 고부갈등·노부모부양(6.6%)으로, 남성의 경험률보다 각각 3.6%포인트, 3.0%포인트, 2.5%포인트 높았다.
연령대별로 구분해보면, 가정의 주축인 중장년층은 취업·실업을 제외한 모든 원인에서 갈등을 가장 많이 경험했고, 청년층은 취업·실업과 관련된 갈등을 가장 많이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여러 갈등 중에 고부갈등·노부모부양, 취업·실업, 폭언·폭행과 관련된 갈등이 가장 큰 스트레스를 준다고 밝혔다. 고부갈등·노부모부양 갈등을 경험한 비율은 5.3%로 비교적 낮지만, 이 갈등이 주는 심리적 부담은 ‘매우 크다’고 답한 사람이 22.8%에 달했다.
보고서는 “갈등이나 정신건강과 같은 사회문제는 개인이나 가구의 특성에서 전적으로 기인하는 것이 아니므로 사회경제적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가족 내 갈등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소득재분배 등의 구조적 정책과, 아동양육의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의 실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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