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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응원은 이겼다" 4만 붉은악마 떠난 자리 휴지 한조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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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가져온 쓰레기 봉투로 경기후 뒷처리

환경미화원과 함께 쓰레기 줍는 시민도 눈길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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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이데일리 신상건 신중섭 송승현 이윤화 조해영 최정훈 황현규 기자] 18일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첫 경기 스웨덴전에서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쉽게 졌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은 돋보였다.

이날 오후 9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과 시청 광장, 강남구 영동대로 등에서는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찰 추산 4만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였다.

대표팀은 전반전에 팽팽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후반전 페널티킥 실점으로 스웨덴에게 1대 0으로 패했다. 경기 종료 후 거리응원을 하던 대부분의 시민은 직접 쓰레기봉투를 들고 행사장의 쓰레기를 스스로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행사 주최 측도 “자신이 가져온 쓰레기는 자신이 챙겨달라”는 안내방송을 하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대현문화공원에서 거리응원을 펼친 김동원(26·남)씨는 “경기는 졌지만 응원 문화만큼은 지면 안된다”며 “친구들과 함께 깔끔하게 뒷처리를 하고 가겠다”며 환경미화원을 도왔다.

강남구 영동대로 역시 시민들의 자발적인 쓰레기 청소 등으로 경기 종료 30분 만에 말끔해진 모습을 보였다. 서울 영동대로에서 거리응원을 펼친 김형진(52·남)씨는 “아들 2명 및 아내와 함께 거리 응원을 나왔다. 경기에 져서 아쉽지만 자녀들에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쓰레기를 줍고 있다”며 “서울 시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로 꽤 많은 시민이 각자 가져온 비닐에 쓰레기를 담아가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고 말했다.

도로를 점거한 채 행진하거나 카퍼레이드를 벌이는 등 과도한 뒤풀이도 찾아볼 수 없었다. 광화문 광장에서 순찰을 돌았던 이모(28·남) 순경은 “시민들이 각자 응원하던 자리에서 쓰레기를 가져가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 뿌듯했다. 행패를 부리는 시민들도 없었다”며 “경기를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성숙한 시민들의 모습을 봐서 아쉬움이 덜했다”고 말했다.

거리응원 행사장 인근의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에서도 시민들은 질서를 지키는 모습이었다. 큰 도로변에서 택시를 잡는 일부 시민들도 있었지만 시민들이 택시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거리가 혼잡하지 않았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왔다는 유정자(57·여)씨는 “지하철역이 사람들로 붐벼 정신없을 줄 알았는데 줄을 서서 지하철을 타다 보니 전혀 혼잡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시민들의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도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시청 광장에서 일하고 있던 한 환경미화원은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때는 시민들이 거리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서 난장판이 된 적이 있었다”며 “일부 시민들이 뒷처리를 도와줬지만 나몰라라 한 채 쓰레기를 버리고 사라지는 시민들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다른 모습”이라며 “남은 경기에서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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