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美 금리·원화하락·외국인매물…증시 3중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머니투데이

원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외국인들의 증시 자금이탈에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며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는데다가 신흥국 자금유출도 심상치 않다.

한국은 그간 외국인 자금유출에 큰 타격을 입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중국을 중심으로 한 각국 무역분쟁 잡음이 더해지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영향권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최근 5일간 코스피시장에서 1조3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매도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연 1.75∼2.00%로 0.25%포인트(p) 인상한 직후부터 본격화됐다.

외국인들의 자금이탈에 속도가 붙으면서 원화가치도 크게 밀렸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1077.20원에 마감했으나 이후 40원 가까이 오르며 1105원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가치가 1주 만에 연 고점을 넘어서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연준의 예상보다 매파적인 입장(올해 금리인상 횟수 상향)과 ECB의 점진적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맞물린 결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화 강세는 신흥통화 약세 폭 확대로 이어졌는데 특히, 지난 5월 신흥국 금융 불안이 부각됐던 아르헨티나 페소, 터키 리라, 브라질 헤알이 그렇다"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


아르헨티나 페소와 터키 리라 가치는 최근 1주 간 각각 9.4%, 5.4% 급락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선진국 주식과 신흥국 주식 간 성과도 엇갈렸다. 선진국 주식은 3월 저점 이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신흥국 주식은 약세로 돌아섰다.

원화 약세가 단기간 내 진전된 배경을 살펴보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가 약화됨과 동시에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 폭 확대로 국내 자금유출 가능성이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인도, 인도네시아의 경우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통화가치 하락을 방어했지만 우리나라는 금리인상을 선택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신흥국 통화 불안이 주식시장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는 상황에서 달러 강세, 원화 약세는 코스피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는 방향으로 이동하면 한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식을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커진다. 과거에도 원/달러 환율이 반등하는 국면에서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일정기간 지속된 바 있다.

원화 약세가 국내 수출기업 실적개선에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미중 무역분쟁의 파급효과가 실물경기로 전이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반준환 기자 abcd@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