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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역대 최대규모 650억원대 `가짜 영광굴비` 적발…17명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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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이준엽 부장검사)는 10년 가까이 수백억원대 가짜 영광굴비를 판매해 온 일당을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지난달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굴비 제조 및 가공업자 박 모씨(60) 등 15개 업체 관계자 17명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산 참조기 5000톤을 전남 영광산 굴비로 속여 팔아왔다. 이들은 250억원에 참조기를 들여왔으나 대형 마트, 백화점, 홈쇼핑 등에 판매할 때는 웃돈을 얹어 팔아 최소 650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적발된 가짜 영광굴비 사건 범행 규모로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검찰 관계자는 "기소된 피의자 대부분이 영광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들 업체의 납품은 모두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영광굴비의 원산지 구분 때문에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바다의 참조기를 중국 어선이 잡으면 중국산, 한국 어선이 잡으면 국산이 돼 구분이 애매한데다, 일부 짝퉁 제조업자들의 범행이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한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원산지 표시 관련 법령을 어기고 부당이득을 취한 것이 소비자 선택권을 크게 침해한다는 판단을 밀어부친 것으로 전해졌다.

영광굴비는 전남 영광군 칠산바다에서 잡히는 조기를 바닷바람에 말린 것으로, 예부터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른 진상품으로 유명하다. 국내산과 중국산을 섞어 만들거나 냉풍기 등 인공적 방법으로 말린 가짜 영광굴비가 오래 전부터 기승을 부린 것도 유명세 탓이다. 굴비가 주요 산업인 영광군은 가짜 영광굴비 사태를 막기 위해 2013년 '가짜 영광굴비 판매 대책'을 세우고 생산자 이력제와 진품 인증태그 등을 도입하기도 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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