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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연이은 자살폭탄 테러…피로 물든 `이드 알피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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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단식 성월 라마단이 끝나는 것을 축하하는 '이드 알피트르' 축제 둘째 날인 16일(현지시간) 이슬람권 곳곳에서 자살폭탄테러 공격이 일어나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BBC에 따르면 이날 밤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르노주에 있는 담보아타운에서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드 알피트르 축제를 마치고 귀가하던 주민들 사이에서 2명의 자살폭탄테러범이 폭발물을 터뜨려 최소 31명의 주민이 사망했다. AFP통신은 사건 현장에 모인 군중을 향해 로켓추진수류탄(RPG)이 날아와 사상자 숫자가 더욱 늘었다고 현지 관리와 민병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건 직후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범행 수법으로 보아 보코하람의 소행임이 틀림없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나이지리아 민병대 대장인 바바쿠라 콜로는 "슈와리 지역과 인근 아바차리 지역에서 전날 밤에도 2건의 자폭테러가 발생해 6명이 숨졌다. 이를 포함해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31명"이라며 "보코하람의 소행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한 나이지리아 정부 관리에 따르면 현재 부상자 중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극단 이슬람 무장단체인 보코하람 모스크(이슬람 사원)나 시장, 난민캠프를 겨냥해 자폭테러를 저지르고 있다. 지난달 1일에도 나이지리아 북동부 아다마와주에 있는 무비타운에서 모스크와 시장을 겨냥한 동시 자폭테러를 자행해 86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모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2015년 보코하람 소탕을 공언하며 취임했으나 이들 테러단체는 민간인과 군경을 겨냥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앞서 같은 날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나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프가니스탄 동부 난가하르주에서는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나 적어도 20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쳤다. 희생자 가운데는 탈레반 전투원, 민간인 등이 포함됐다고 당국은 밝혔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테러 발생 직후 연계 선전매체인 아마크통신을 통해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공격의 희생자들은 이드 알피트르 축제를 맞아 아프간 정부군과 탈레반 사이의 전례 없는 휴전을 함께 모여 축하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져 비극을 더했다.

앞서 탈레반은 이드 알피트르 축제를 맞아 축제 시작일부터 3일간 아프간군을 상대로 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모든 전사에게 지시한 바 있다. 2001년 아프간 내전이 시작한 이후 탈레반이 제한적으로나마 휴전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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