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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보수’를 빼야하나..바른미래당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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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비대위체제 18일부터 출범

'정체성 확립'이 제1과제로 꼽혀

특히 '보수'둘러싸고 양당 갈등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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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6·13지방선거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바른미래당이 향후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보수’이념을 당의 정체성에 포함시키느냐 여부를 두고 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양 당 출신의 이질감 극복도 시급한 과제다. 내부 정비에 실패할 경우 자유한국당에 흡수되거나 분당(分黨)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원내 3당 바른미래당의 독자 생존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동철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바른미래당 비대위는 18일 오전 서울 동작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오신환·채이배·김수민 의원과 이지현 바른정책연구소 부소장 등 40대 이하 젊은 인사를 중심으로 비대위를 꾸렸다. 이후 19~20일에 걸쳐 ‘국회의원·비상대책위원 워크샵’을 다녀올 계획이다. 당이 처한 상황을 냉철히 파악하고 결속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다.

바른미래당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정체성 확립’이다. ‘보수’를 둘러싸고 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의 근본적인 입장 차를 좁히는 게 화학적 결합의 전제조건이다. 현재 국민의당 출신은 ‘중도’, 바른정당 출신은 ‘개혁 보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남북관계 등 주요 현안마다 양 측의 시각차가 드러나며 ‘화학적 결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지만 보수를 채택하자니 한국당과의 차별화가 힘들고, 그렇다고 보수를 빼자니 중도보수 유권자마저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도부 간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김동철 비대위원장은 15일 간담회에서 “정작 국민들은 보수·진보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며 “실용적인 입장에서 실사구시하면 된다”고 했다. 보수·진보에 관계없이 ‘중도·실용정당’에서 당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유승민 전 공동대표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무너진 보수 정치를 어떻게 살려낼 지 보수의 가치와 보수정치 혁신의 길을 찾겠다”고 거듭 보수의 가치를 강조했다. 같은 날 사퇴한 박주선 전 공동대표는 “보수만 말했지 진보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개혁보수’를 포기하지 못하는 유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다.

이같은 노선 투쟁은 결국 차기 당권 경쟁과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음주에는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오는 8월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 이에 당권을 둘러싸고 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의 보이지 않는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

바른미래당이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지금과 같은 애매한 ‘원내 3당’으로 남을 경우 다가올 야권 정계개편에서 주도권을 놓칠 공산이 크다. 한국당에 흡수되거나 분당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차기 총선까지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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