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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개헌·단일화·드루킹…‘찻잔 속 태풍’도 못 된 3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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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등 외교·안보 이슈와 여당 지지율 독주에 묻혀

선거 뒤 정치권 재편·특검 활동 착수로 재부상할 가능성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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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 이후 첫 전국 선거인 6·13 지방선거가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당초 예상 쟁점들이 변수가 되지 못하는 특이한 양상을 보였다. 개헌·단일화·드루킹 특검 등이 대표적이다. 한반도 평화, 북·미 정상회담 등 외교·안보 이슈가 워낙 강력한 데다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난 여당의 압도적 우세, 사생활 스캔들·지역 비하 망언 등 이전투구로 선거 자체에 대한 관심도 시들해졌다.

그러나 이들 쟁점은 인화성 높은 사안들이라 완전 소멸되기보다 지방선거 이후 재부상할 여지도 커 보인다. 개헌은 연내 재추진 또는 2020년 총선 전 쟁점으로 부활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단일화는 선거 이후 정치권 구도 재편 과정에서 여야의 이합집산을 추동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드루킹 특검은 지난해 대선 정치권 전반의 여론 조작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① 개헌

31년 만의 개헌 성사 여부는 6·13 지방선거의 최대 이슈로 꼽혔다.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발의부터 국회 투표까지 지방선거 이상으로 관심을 모았고, 무산될 경우에도 책임론을 놓고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방선거·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실현되지 못했고 쟁점으로 떠오르지도 않았다.

개헌은 출발부터 삐걱댔다. 여야 각각 ‘4년 연임 대통령제’와 ‘분권형 대통령제’로 충돌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말 개헌안을 발의했고, 여권은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 표결까지 밀어붙였지만 ‘투표 불성립’으로 막을 내렸다. ‘1여 다야’ 구도에다, 범진보 진영도 힘을 모으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초엔 개헌 무산 시 책임을 놓고 지방선거 프레임 대결도 전망됐다. 실제 여당은 ‘개헌세력 대 호헌세력’을, 야권은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를 주장하며 군불을 땠다. 하지만 5월 국회에서 드루킹 특검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을 놓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단식투쟁을 불사하는 등 국회 정상화가 최대 현안이 되면서 정치권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② 단일화

야권의 선거 무기로 통했던 연대·후보 단일화는 ‘찻잔 속 미풍’에 그쳤다. 서울·대전·충북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후보 간 단일화가 부상했지만 ‘수싸움’만 노출한 채 가라앉았다. 전국 곳곳에서 민주당이 우세한 판세를 구축한 터라 야권의 ‘동맹’은 힘을 얻지 못했다. 통상 후보 단일화 협상은 1998년 대선(김대중·김종필), 2002년 대선(노무현·정몽준) 때처럼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시작된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선 2~3위 후보들 간 단일화 이슈가 제기되면서 오히려 여론조사 1등 주자들이 선거를 쉽게 치르는 효과만 안겨준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지리멸렬한 보수 진영이 연대와 후보 단일화 문제를 ‘포스트 지방선거’ 재편의 주도권 다툼으로 활용한 부작용도 컸다. 후보 매수설(충북), 안찍박·김찍박 논란(서울) 등은 단일화 부작용이나 다름없었다.

③ 드루킹 특검

‘드루킹’의 댓글 여론조작 사건은 내용과 규모, 연루 대상 측면에서 정치권을 긴장케 했다. 그러나 선거 국면에 확정된 드루킹 특검도 직접적으로 선거판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당장 특검 활동 기간만 해도 지방선거 이후다. 허익범 변호사가 지난 7일 특검에 지명됐지만 6월 말까지는 특검팀을 꾸리는 준비기간이다. 사전투표로 유권자의 20.14%가 이미 선거에 참여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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