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임명장 수여식 발언 화제 "실세 정치인도 필요하면 조사"
김경수·송인배 겨냥한 발언 해석
이어 특검의 성격에 대해 "이번 특검의 역할은 과거와 다르다"며 "과거 특검이 이른바 권력형 비리를 수사 대상으로 했다면 이번 특검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했다. 또 "민주주의 토대인 여론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공론을 왜곡하고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게 이번 특검의 임무"라며 "이번 특검을 계기로 여론이 건강하게 작동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특검이 과거와는 다르지만 다분히 정치적 사건이기도 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사건을 다루는 데는 다른 방법이 없다. 법과 원칙에 따라, 특검법에 정해진 있는 그대로 잘못을 밝히고 책임을 물으면 된다"며 "법조의 추천과 국회 추천을 받으신 분이니 잘하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7일 야 3당 교섭단체가 추천한 허익범, 임정혁 변호사 중 허 변호사를 특검으로 임명했다. 청와대는 야당이 공안 수사 경험이 있는 두 전직 검사를 드루킹 특검으로 추천하자 내심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인 사건을 다루는 특검이 특정 성향을 보일 경우 청와대와 여권에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허익범 특검 임명 사실을 공개하면서 "청와대는 허익범 특별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실체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었다.
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허익범 특검은 "여론과 민의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며 "그걸 기계 조작으로 왜곡하면 민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고 했다. 허 특검은 "이는 부정부패보다 더 큰 범죄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사건이라고 했지만 허 특검은 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관련된 훨씬 중대한 범죄 사건이라고 더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허 특검은 이날 서울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는 "실세 정치인도 필요하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드루킹 사건에 연루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와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허 특검은 '정권 초기에 살아있는 권력을 겨냥한 역대 특검의 수사 성적표가 좋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수사는 살아있는 유기체다. 쉬운 수사가 어디 있겠느냐"며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니 특검을 임명한 것"이라고 했다.
[정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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