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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영·프 남중국해 진입 방침에…중 “심각한 좌절 맛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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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국군 매체 “영국 군사력 뒤처져 중국과 비교 안돼”

미국과 다른 나라들 공동전선 형성에 촉각 세워

인공섬 12해리 ‘영해’ 진입 땐 강하에 ‘위협’할 듯

미국은 남중국해·대만 군사훈련으로 긴장 고조



한겨레

4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제도 근처를 비행한 것과 같은 기종의 B-52 전략폭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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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에서 미국에 이어 영국·프랑스가 ‘항행의 자유’ 훈련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중국이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경고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군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매체 <제일군정>은 5일 “영국·프랑스 군함이 남중국해에서 감히 중국의 문앞에서 도발한다면, 어떤 엄중한 후과가 나타날지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또 “21세기 들어 영국 군사력은 이미 크게 뒤처져 중국과 비교도 할 수 없다. 영국 군함을 본보기로 삼아 심각한 좌절을 맛보여주겠다”고 했다. 중국이 ‘100년 굴욕’의 기점으로 삼는 19세기 중엽 아편전쟁이 영국의 침략전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설욕을 벼르는 태도로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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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영국과 프랑스는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남중국해에 군함을 보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제일군정>은 “만리 밖의 영국 군함이 이곳까지 오는 것만도 이미 쉬운 일이 아닌데, 영국이 중국을 격노케 할 위험을 무릅쓰고 위험한 행위를 할 것이라 생각지 않는다”며 비아냥댔다. <환구시보>는 영·프의 계획은 “중국에 대한 도발”이라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했다.

중국은 영·프의 군함 파견으로 미국과의 공동전선이 구축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군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중국은 세계 최강 군사력을 가진 미국과의 충돌은 최대한 피해왔다. 그러나 미국 외 나라의 군함이 ‘항행의 자유’를 주장하면 더욱 경계할 것”이라며 “영·프 군함이 진입하면 중국은 미국에 대해서처럼 ‘예의’를 갖추지 않고 위협성 행동을 취함으로써, 미국을 따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주권에 도전하는 것을 막으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남중국해를 무대로 군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긴장은 더 고조되고 있다. 미군 B-52 전략폭격기 2대가 4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인 스프래틀리제도(중국명 난사군도)로부터 20마일(약 32㎞) 떨어진 상공을 비행했다고 <시엔엔>(CNN)이 미국 국방부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는 B-52의 출격은 일상적 훈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2일 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을 향해 “실수하지 마라. 미국은 인도-태평양에 계속 머물 것”이라고 말하는 등 경고성 발언을 내놓은 직후 이뤄진 훈련인 만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염두에 둔 행동으로 보인다.

또 미국은 중국과 대만의 갈등이 첨예해지는 대만해협에 군함을 정기적으로 파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5일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대만해협에 11년 만에 항공모함을 투입하는 것까지 고려했으나 중국을 배려해 이행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은 2016년 차이잉원 대만 총통 취임 이래 랴오닝 항모전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게 하는 등 무력시위를 강화하고 있다.

미-중 대결이 격화하는 최근 분위기는 북-미 정상회담이 촉발하게 될 동북아 세력 재편과도 맞물릴 수 있다.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지렛대로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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