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인공섬 놓고 연일 격돌
美 "中 무기배치 주변국가 위협", 中 "내정에 이래라저래라 말라"
美·日·濠는 방위협력지침 합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의 보도에 따르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2일(현지 시각)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행한 기조연설에서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에 무기들을 배치하는 것은 이 지역 다른 국가들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는 (이 지역을 군사화하지 않겠다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15년 약속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중국 전략폭격기가 남중국해에서 이착륙 훈련을 실시하고 이 해역 인공섬들에 중국 대함·대공 미사일이 배치된 것 등 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 행보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어 미국이 세계 최대 국제군사훈련인 림팩(RIMPAC)에서 중국을 배제한 것은 "작은 일에 불과하다"며 "군사화가 계속될 경우 더 큰 후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회의에서 미국·일본·호주 국방장관이 '미·일·호 3국 방위협력지침'을 만들자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중국 견제 차원이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대표단장인 허레이(何雷) 중국 군사과학원 부원장(중장)은 매티스 장관의 연설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이 남중국해에 군사를 주둔시키고 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주권 범위 안의 일"이라며 "어떤 국가도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남중국해 군사화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국가(미국)가 항행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군사활동을 벌이고 무력을 과시하고 있다"며 "이 같은 도발 행보야말로 남중국해 군사화의 근원"이라고 비판했다.
샹그릴라 대화를 앞둔 지난달 31일에는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H 한 대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발진해 대만 부근 상공까지 전개했다고 대만 연합보가 2일 보도했다.
미국이 남중국해에 B-52H 폭격기를 전개한 것은 지난달 22일 이후 이번이 세 번째로 이번에는 앞선 두 차례보다 중국과 훨씬 가까운 지점까지 전개했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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