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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北, '풍계리 폐기' 南기자단 접수거부…정부 "지켜보겠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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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the300]北, 이유 밝히지 않아…23~25일 예정된 핵실험장 폐기 진행 '빨간불'

머니투데이

지난 3월30일 미 '38 노스'에 게재된 북한 풍계리의 핵실험장을 찍은 에어버스 디펜스 & 스페이스의 위성사진. /사진=뉴시스


정부가 18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의식을 취재할 우리측 기자단 명단 통지문을 북측에 통지하려 했으나, 북측이 접수를 거부했다.

통일부는 이날 "정부는 오늘 북측의 초청에 따라 5월23일부터 25일 사이에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우리측 기자단 명단을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 통지하려고 하였으나, 북측은 통지문을 접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남북 간 통지문을 통해 이 같은 명단을 전달할 땐 사전에 상대측 의사를 확인한다. 우리 정부는 이날 오전 9시 판문점 연락채널을 정상적으로 개시해 오후 4시 마감통화 전까지 명단을 통지하려 지속적으로 시도했으나 북측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의식을 오는 23~25일 진행한다면서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기자들을 초청해 현지취재 활동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측은 지난 1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의식에 우리측 1개 통신사와 1개 방송사 기자를 각각 4명씩 초청한다고 통지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주무부처인 외교부를 중심으로 기자단을 선정했으며, 이날 8명의 방북 기자단 명단을 전달하고 북한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측이 전달 의사를 밝혔는데 북측이 받지 않겠다고 했다"며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주로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되는지 여부에 대해선 "주말 동안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을 제외한 외신 기자들의 풍계리 취재 준비는 일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풍계리 폐기의식 초청 기자단과 관련해 일부 국가들은 북측과 협의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측은 지난 16일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이유로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 취소하고,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일방적 핵포기 강요시 북미회담을 재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 정부가 북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조속한 회담에 나오라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냈으나, 17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북남 고위급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향후 남북관계 일정을 판문점 선언 정신에 따라 차질없이 이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북측이 연 이틀간 우리측에 '말폭탄'을 쏟아낸 데 이어 우리측 풍계리 취재 기자단 명단까지 거부하면서 향후 남북관계가 장기간 경색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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