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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삼성 노조 와해’ 전무 첫 구속 검찰 수사 ‘그룹 윗선’ 겨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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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삼성전자 ‘인사라인’ 잔뼈 굵어

모기업 노조 대응 회의도 참석

조직적 증거 인멸 정황 포착

본사·콜센터 세번째 압수수색

조합원 일감 빼앗았는지 분석



한겨레

지난 4월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삼성 노조파괴 재고소고발 및 무노조경영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삼성에 항의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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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노동조합 와해 공작’ 실무를 총괄한 혐의를 받는 최아무개(56) 삼성전자서비스 전무가 15일 구속수감됐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를 잇는 연결고리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진 최 전무의 구속으로 삼성전자 및 삼성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노조 와해 공작’ 개입 여부를 규명할 수사가 탄력받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 배임증재 등 혐의를 받는 최 전무에 대해 “횡령 등 일부 피의사실에 관해 법리상 다툴 여지가 있으나 다른 범죄 혐의는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 전무는 2013년 7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출범 뒤 대응 조직인 총괄티에프(TF)를 이끌며 ‘그린화 작업’(노조 탈퇴 작업)을 기획·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또 노조 활동이 활발한 센터 대표들에게 2억원의 회삿돈 등을 지급하며 위장 폐업을 지시하고, 무노조 경영에 맞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조합원 염호석씨의 노동조합장을 막기 위해 염씨 아버지에게 회삿돈 6억원을 지급한 혐의도 받는다. 최 전무는 삼성전자 인사팀(차장·부장), 삼성전자로지텍 인사팀장(상무)을 지내는 등 ‘삼성 인사라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또 모기업인 삼성전자의 노조 대응 대책회의에도 참석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허 판사가 최 전무의 구속을 결정하며 “수사 개시 이후 증거인멸에 가담한 정황이 있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인정된다”고 한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검찰은 최 전무가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하고, 삼성전자 등 윗선과 내밀히 소통하며 관계자들을 상대로 입막음에 나서는 등 조직적 증거인멸을 벌였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및 콜센터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에 나서며 수사에 속도를 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삼성전자서비스 콜센터도 포함됐다. 검찰은 본사가 조합원과 비조합원 사이 수입에 차등을 두기 위해 조직적으로 조합원들의 일감을 빼앗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외근 수리기사의 서비스 요청 수임내역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허 판사는 최 전무 지시로 공작을 실행한 의혹을 받는 윤아무개 상무에 대해서는 “수사 개시 이후의 증거인멸 행위에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 3일에 이어 재차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전 동래센터 대표 함아무개와 ‘창조컨설팅’ 출신 노무사 박아무개씨의 구속영장도 “증거가 거의 수집됐다”는 이유 등으로 기각됐다.

현소은 김양진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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