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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김문수 “한강변 35층 제한은 ‘갑질’…재개발·재건축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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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문수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한국당 지지도 낮아 어려운 상황

선거 분위기조차 실종돼 답답해

소방도로도 없고 빈집도 많은데

박 시장은 벽화그리기 도시재생

올림픽도로 등 간선도로 지하화

GTX 건설·지하철 급행화 추진”



한겨레

'6.13 지방선거'를 30일 앞둔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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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남북관계가 좋아진다면 한강의 물길을 타고 배가 남북을 오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남북관계 해빙무드에 발 맞춘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또 “확실한 북핵 폐기, 납북자 송환, 북한의 개혁·개방이 동시에 나아갈 수 있다면, 정당을 떠나 꼭 잘 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14일 성한용 선임기자가 인터뷰를 진행했고, <한겨레티브이(TV)>로도 볼 수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여론조사가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에게 많이 밀리는 것으로 나온다.

“이번엔 어려운 선거인 줄 알고 나왔다. 아무도 안 나오는 것보단 낫다 싶었다. 최근 남북관계 보도량(이 늘어난 것) 때문에 과거 구청장 선거만큼도 주목을 못 받는다. 선거 분위기가 실종돼 답답하다.” (웃음)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서 박원순 전 시장의 지난 7년을 평가한다면?

“도시재생사업을 하는 서울역 앞 (용산구)서계동에 가보니 마을만들기, 벽화그리기 위주로 하더라. 또 서울역 앞 고가도로는 공원이라고 하는데, 이런 ‘고가도로 공원’은 철거해야 맞다. 주민들의 이야기다. 서울역에서 100~2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 나 어릴 때 지낸 판잣집보다 더 슬럼화되어 소방도로도 없고, 빈집도 많은 곳을 ‘마을 만들기’ 한다고 한다. 나는 서울이 베이징, 도쿄보다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시장이 되고 싶다.”

‘김문수의 서울시’는 이렇게 다를 것이다고 꼽는다면?

“‘서울은 자유다’ 캐치프레이즈를 냈는데, 요지는 재개발·재건축이다. 도시계획, 건축법에 맞게 해줘야 하는데, 박 전 시장이 ‘갑질’을 한다. 한강변은 35층이어야 한다며 도장을 안 찍어준다. 400곳 넘는 재개발 재건축 지역이 원성투성이다. 월드컵대교도 2015년 완성해야 하는데 아직도 늦어진다. 상습정체 올림픽도로·서부간선도로 등은 지하화하고, 경기-서울-인천까지 GTX를 놓고, 지하철 3·4호선도 급행화하겠다. 서울시 재정을 투입하지 않더라도 민자로 하겠다는 곳이 많다.”

‘미세먼지 30% 저감’을 공약했다.

“노후 디젤차는 과감하게 교체하고, 난방시설 노후화한 건물은 ‘그린빌딩’으로 바꾸겠다. 광화문·서울광장에도 나무를 더 심겠다. 시민 집회도 중요하지만, 서울을 숲속 도시처럼 할 수 있다. 미세먼지 측정장치를 5배로 늘리고, 어린이집·노인시설 등 ‘미세먼지 취약층’이 있는 곳에 간이측정장치를 나눠주겠다. 중국과 기후분야 공동연구로 미세먼지 오염물질을 분석해 실질적 성과를 얻겠다.”

서울시의 고민 중 하나가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복안을 많이 갖고 있다. 경기도지사 8년 동안 전국 일자리의 절반 이상을 만들어 냈다. 서울은 대학이 마흔 개가 넘고, 좋은 병원이 많다. 외국의 여러 연구기관이나 대학과 협력해 투자 유치를 하겠다. 제가 경기도지사일 때 판교에 1000억을 들여 경기도에 건물을 지어서 GE(제너럴일렉트릭) 세계 1위 기업의 연구소를 유치했다. 내가 건물도 거의 공짜로 줬지만(웃음) 우리 젊은이들이 우수하고 승부근성이 있다며 시이오(CEO)가 만족스러워 하더라. 대학 주변에는 ‘스마트캠퍼스타운’을 만들고 용적률을 더 주겠다.”

북-미회담 성공 가능성 높은데, 서울시장으로서 한반도 정세변화를 정책으로 이어갈 구상이 있나?

“기본적으로 남북관계는 대통령과 중앙정부가 하는 일이지만 지방자치단체도 할 일이 많다. 한강 하구가 중립지역으로 막혀 배와 물류가 오가지 못한다. 한강하구지역 퇴적토를 걷어내 북과 수익을 나누고, 배가 물길을 타고 북한 해주 등 가까운 곳은 얼마든지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 다재내성결핵 치료 지원, 북한 소나무재선충 공동방재 등 할 것이 많다. 김일성대-서울대 교류 등 대학 간 교류, 언론 간 교류도 가능하다. 서울은 남·북한 통일의 수도라는 꿈을 갖고 남북한 교류를 활발하게 해야 한다.

캠프가 당사에 있는데.

“돈이 없어서다. (웃음) 사무실 임대할 돈이 없다고 하니 당이 쓰라고 했다.”

선거에 당이 많은 도움이 되나?

“도움은 많이 주지만, 당 지지도가 민주당보다 낮다. 어렵지만, 이럴수록 한표도 소중히 여긴다. (소속)정당이나 대통령 지지율을 탓하기보다, 우리 내부를 성찰하고 혁신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뛴다.”

자유한국당이 지난 대선 패배 후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보나?

“잘 못했다고 본다. 젊은이들을 못 얻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2016년) 당시 비상위원을 할 때 대학생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니 다들 웃었다. 우리 당은 45살도 없는데 대학생 위원회를 어떻게 하느냐는 거다.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지지율이나 득표에 영향 미칠 정도로는 안 나타난다. 그래도 그 방향으로 계속 가야 한다.”

서울시장은 국무회의 참석도 하고, 중앙정부와 협력할 일이 많다. 문 정부와의 관계는?

“특별히 좋을 것은 없다. 내가 비판도 많이 한다. 그러나 시장으로서 지방의 어려움을 국무위원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기 죽지 않고 하겠다.”

문 정부 1년을 평가한다면?

“문 대통령이 정치인으로서 소통을 잘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남북관계에서 확실한 북핵 폐기, 납북자 송환, 북한의 개혁개방이 동시에 나아갈 수 있다면, 지지도는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정당을 떠나 꼭 잘되길 바란다. 다만, 문 대통령이 일자리 위원장 아닌가?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고, 근로시간은 너무 줄이라고 하면 일자리의 질은 높아질지 몰라도 양은 줄어들 수 있다. 음식점도 그렇고 (상가)공실률도 많고 지금 (민생이) 어렵다.”

안철수 후보와 경쟁하고 있는데, 보수나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안 후보가 아닌 김 후보를 지지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면?

“안 후보는 자유민주주의, 자유기업에 대한 소위 ‘보수’에 대해 본인의 확고한 생각이 없는 미숙한 상태다. 나는 지금은 자유민주주의자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안 후보는 오히려 경력 등 모든 면에서 박원순 전 시장과 비슷하다. 산모하고 산파 관계 아닌가. 만약 박원순 시장이 잘 못하면 그것도 안철수 책임이 있는 거다.” (웃음)

지방 선거 이후 보수정당을 혁신하고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선거 이후 생각은 안해봤다. 다만 젊은이들과 자유한국당이 함께 가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 또 남들이 볼 때 반통일 세력처럼 비치면 안된다. 세습 독재 아닌, 민주적 방식으로 북한 주민 생활·참정권이 개선되는 통일로 발전됐으면 하는데, 이런 부분에서 국민들과 소통이 부족하다. 정말 혁신해야 한다.”

과거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도 그런가.

“지금도 반대다. 문 대통령 탄핵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우리 쪽에 있는데 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앞으로 대통령이 탄핵되거나 구속되는 일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잘못이 있다면 전직 대통령이라도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

“책임진다는 것이 자살, 탄핵, 구속인가? 평소의 감시장치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누구라도 구속되거나 자살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탄핵이 확정됐다. 그런데 주말마다 탄핵반대집회가 이어지고 문 정부를 ‘공산주의자’라고 비판한다.

“문 대통령이 잘 보셔야 될 부분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년형을 받은 것은 심하다.”

그건 사법부에서 한 것 아닌가.

“사법부가 독립이 돼 있다고 보는 분도 별로 없다. 아무래도 청와대 영향을 받는다. 몇 명을 죽인 흉악범은 24년씩 살고 있나? 법치주의에 대한 신뢰가 생겨야 하는데 가혹한 정치보복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깊이 멀리 내다봐야 하는 측면이 있다.”

젊어서 학생운동, 노동운동에 이어 국회의원, 경기지사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왔다. 정치는 뭐라고 생각하나?

“민심을 떠나는 정치는 아무 것도 아니다. 민심을 타고 가는 거품과 같단 생각을 한다.”

인터뷰 성한용 기자 / 정리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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