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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의술 인술]예측불허의 급성심근경색·뇌졸중…생사 가르는 ‘골든타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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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급성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은 추운 날씨뿐 아니라 환절기의 일교차, 한여름의 폭염 같은 다양한 것들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환자 발생 시 빠르게 대처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생존율 향상과 후유증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골든타임은 골든아워, 프라임타임 같은 단어에서 파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위급한 상황에서 이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핵심적인 시간이라는 의미로 자리 잡았다.

심장 혈관이 막히면서 발생하는 급성심근경색의 골든타임은 ‘심정지 발생 시 4~5분 이내 심폐소생술’을 포함해 최대 2시간 정도이다.

급성심근경색이 생긴 경우 우선적으로 119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한다.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하고 심장마비로 이어지면 뇌로 가는 산소의 공급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심장마비 후 5분만 경과해도 뇌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향후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거나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신속한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

심폐소생술은 우선 119에 신고를 하고 구급 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깍지 낀 양손으로 흉부압박을 5㎝ 깊이로, 분당 100~120회 속도로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인공호흡이 어렵거나 불편한 경우 흉부압박만 하더라도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이어서 시술이 가능한 병원에 도착하면 막힌 혈관을 뚫는 약물을 사용하거나 혈관을 물리적으로 뚫어주는 시술(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을 받을 수 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과 뇌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뇌경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심근경색의 경우 병원 도착 전 사망률이 높은 반면, 뇌졸중은 내원 전 사망률이 심근경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뇌출혈과 뇌경색은 나타나는 증상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또한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말초신경성 어지럼증과 뇌경색에 의한 어지럼증을 구별하기 힘든 상황이 있으므로 전문적인 신경학적 평가와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뇌경색의 골든타임은 3~6시간으로 알려져 있으며, 혈전용해술은 3시간에서 4시간30분, 동맥혈전 제거술은 6시간 이내에 시행해야 한다. 병원에 도착해서 실제로 시술로 이어지는 경우에 시술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할 수 있으므로 병원까지 도착하는 골든타임은 3시간 이내로 더 짧다.

어눌한 언어, 얼굴 마비, 편마비가 있거나 걸을 때 한쪽으로 넘어지는 증상 등 뇌졸중이 의심될 때 신속하게 응급실이나 전문 진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되는 경우(일과성 허혈 발작), 환자 스스로 큰 병이 아닌 것으로 여겨 병원 방문이 늦어지기도 하는데, 이는 더 큰 뇌경색의 전조가 될 수도 있으므로 의료진의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

뇌출혈은 골든타임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갑자기 의식변화를 보이거나, 극심한 두통이 발생한 경우 신속하게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의식 저하, 호흡 곤란, 편마비 등 확실한 신체 변화를 보이지 않더라도 평소와 다른 흉통, 두통, 시야 이상 등이 생긴 경우 전문적인 진료를 통해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최승운 | 인제대상계백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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