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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르포] 주주소통 직접 나선 장세욱 부회장...동국제강 당진공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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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브, 가열·압축·교정 등 과정 거쳐 후판으로

장세욱 부회장, 주주초청 공장견학 참석

아시아투데이

지난 11일 충남 당진에 위치한 동국제강 당진공장에서 후판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 사진 =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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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윤주 기자 = “안전!” 비밀의 문을 여는 암호를 대듯 구호를 외치고 들어간 동국제강 당진공장 내부는 후판 생산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난 11일 찾은 충남 당진의 동국제강 공장은 국내 최초의 후판 생산 등 우리 철강산업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한 곳이다. 들어서는 순간 열기와 굉음·수증기로 가득했던 공장 내부에는 벌겋게 달궈진 슬래브(slab)들이 좌우로 반복해 이동하고 있었다. 슬래브는 후판 생산에 필요한 재료다.

◇ 일본 JFE스틸에서 들여온 슬래브가 후판이 되기까지
동국제강은 포항제철(현 포스코)보다 한발 앞선 1971년 국내 최초로 후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후판이란 선박건조나 건설자재로 주로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말한다. 1990년대 들어 포항에 1후판 공장·2후판 공장을 준공했고 2010년에는 후판 사업의 고도화를 위해 연산 150만 톤의 당진공장을 건설했다.

이후 시설 노후화·후판 수익성 악화 등으로 2012년 포항 1후판 공장을 폐쇄하고 매각한 데 이어 2015년 8월엔 포항 2후판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2후판 공장은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로써 당진공장은 홀로 남은 후판 공장이 됐고, 동국제강은 당진공장에 후판 사업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압연에 필요한 온도 최대 1250도까지 가열된 슬래브는 거래처가 원하는 사이즈로 후판을 압연하기 위해 ‘피니싱 밀(Finishing Mill)’ 구간으로 옮겨진다. 이 구간에서 슬래브는 최대 1만1000톤의 압력을 받는다. 피니싱 밀에서 압축된 슬래브는 다음 단계인 ‘프리-레벨러(Pre-Leveler)’에서 평탄도 교정을 받는다. 프리-레벨러는 수냉시 균일 냉각을 하기 위해 날판의 평탄도를 교정하는 작업이다.

가열과 압축·교정 등의 과정을 거친 슬래브는 마지막으로 냉각 작업에 돌입한다. 이곳에서는 달궈진 슬래브를 200도 이하로 서서히 식히는 작업을 한다. 냉각과정을 거친 후판은 고객의 요구에 맞는 사이즈로 길이·폭을 절단해 마킹작업 후에 출하된다.

동국제강은 슬래브를 제휴 파트너사인 일본 JFE스틸에서 50% 이상 수입하고, 나머지는 브라질 CPS제철소와 동남아 기업 등으로부터 들여온다. 브라질 CPS제철소는 2005년부터 동국제강·포스코와 브라질의 발레가 55억달러를 쏟아 합작투자한 제철소다.

향후 동국제강은 후판 부문 중 비조선 판매 비율을 높여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앞서 동국제강은 톤당 수익성이 10만원 가량 비싼 비조선 부문의 판매 비중을 2015년 34%에서 지난해 62%까지 끌어올렸으며 올해 73%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선 부문 비중은 올해 20%대로 낮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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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동국제강 당진공장에서 진행된 ‘주주초청 공장견학’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도 참석해 인삿말을 하고 있다. / 사진 =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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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주주초청 공장견학’ 진두지휘
이날 행사는 동국제강이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올해 처음 실시한 ‘주주초청 공장견학’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과 주주 및 동반자 35명도 참석했다. 이 같은 주주초청 공장견학 프로그램은 장 부회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회장은 제휴 파트너사인 일본의 JFE스틸이 2006년부터 주주를 초청해 공장 견학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올해 초 도입을 제안했다. JFE스틸은 동국제강의 지분 14.13%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장 부회장과 함께하는 주주초청 공장견학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장 부회장은 주주들과 공장 시설을 함께 둘러보는가 하면, 교통수단을 통해 이동할 때에는 주주와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장 부회장은 “주주총회 때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석한 것 같다”며 “행사에 대한 평가와 검토를 통해 연례행사로 진행할 지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견학을 마친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주주들의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졌다. 한 주주는 동국제강의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데 동국제강은 어떤 목표를 갖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 질문했다.

장 부회장은 “주주분들이 주가에 민감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공감하면서 “설비투자는 냉연 컬러라인을 준비하고 있고, 아시다시피 철강업종 영업이익률이 낮아 저희 임직원들의 ‘ROA 투자지표’를 놓고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 회사를 믿고 계시면 주가가 올라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장 부회장은 공장 견학 중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포항 제2공장의 매각 진행 상황에 대해 묻자 “2곳의 업체와 매각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빠르면 다음달에도 매각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가석방으로 풀려난 장 부회장의 형 장세주 회장의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회장님이 영어의 몸일 때도 면회를 200번 이상 다녀오며 경영 자문을 구해왔다”면서 “(자유로운 몸이 됐으니) 앞으로 논의하고 결정하는 일들이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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