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명 참석 성대한 개관식 열려
팔, 이스라엘 접경장벽 접근 행진
‘위대한 귀환’ 수천명 최대규모 시위
이, 실탄 진압…최소 41명 사망
이스라엘 독립 70돌을 맞은 14일 미국이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 개관했다. 성대한 개관식이 열린 이날 오후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3월 말부터 지속해온 ‘위대한 귀환 행진’을 최대 규모로 벌이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스라엘군이 실탄으로 진압에 나서 이날 오후까지 최소 41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지는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구역인 가자지구에 있는 무장정파 하마스 기지를 전투기로 공습했다.
미국은 800여명의 축하객이 참석한 이날 개관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으로 구성된 축하 사절단을 파견했다. 쿠슈너 선임고문과 므누신 장관은 유대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행사에 보낸 축하 영상메시지에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진정한 수도”라며 “예루살렘이 고대부터 세워진 유대 민족의 수도라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아주 영광스러운 날”이라며 “이것은 역사다. 오늘은 수 세대 동안 우리 국가의 기억에 새겨질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용기를 갖고 약속을 지켜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며,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해 세계적 비판을 받았다.
14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 개관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오른쪽)와 그 남편 재러드 쿠슈너 미 백악관 선임고문이 참석하고 있다. EPA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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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독립하기 전인 1947년 유엔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과 아랍 어느 쪽도 주권을 독점하지 않는 국제도시로 만든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옛 도심이 있는 동예루살렘 지역을 점령한 뒤 이곳을 수도로 선포했다. 이는 유엔 등의 인정을 받지 못한 불법 선언이었다.
미국 정부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과 미국대사관 이전이 “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 영역을 특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은 이곳을 점령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입지를 되돌릴 수 없게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루살렘의 미국대사관은 미국영사관 건물을 개조한 것으로 당분간 데이비드 프리드먼 이스라엘 주재 대사의 임시 사무실로 운영된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미국은 영구적인 정식 대사관 건물 부지를 물색하고 있어, 건물 완공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과의 접경 장벽에 접근하는 ‘위대한 귀환 행진’ 시위를 최대 규모로 벌였다.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명은 가자지구 북쪽 분리장벽 근처까지 접근해 돌을 던지며 항의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시위대에 실탄을 쏴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속출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의 하마스 기지를 5차례 공습했다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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