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콰르텟-독일 출신으로 폭발적인 에너지…베토벤 현악4중주가 대표 레퍼토리
파벨 하스 콰르텟-체코 출신으로 보헤미안 전통과 풍부한 음색…스메타나 곡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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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화의 위험을 다소 무릅쓰자면, 현재 국제무대에서 현악4중주 분야를 대표하는 팀들은 대략 8개쯤이다. 1989년 태어난 독일의 아르테미스 콰르텟을 필두로 예루살렘 콰르텟(이스라엘), 벨체아 콰르텟(영국), 카잘스 콰르텟(스페인), 에벤 콰르텟(프랑스), 덴마크 스트링 콰르텟, 파벨 하스 콰르텟(체코) 등이 차례로 창단돼 현악4중주 음악을 이끌고 있다. 아울러 2007년 첫발을 내디딘 한국의 노부스 콰르텟도 어느덧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팀으로 성장했다. 1970~80년대에 현악4중주를 주도했던 알반 베르크 콰르텟, 하겐 콰르텟, 에머슨 콰르텟 등의 바통을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이들이 이어받았다고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세계 정상급으로 손꼽히는 아르테미스 콰르텟과 파벨 하스 콰르텟이 잇달아 내한 연주회를 갖는다. 아르테미스 콰르텟은 6월5일, 파벨 하스 콰르텟은 8일 LG아트센터에서 연주한다. 이렇듯이 같은 연주회장에서 세계적인 4중주단 두 팀이 3일 간격으로 연주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아르테미스 콰르텟은 창단 이후 29년 만에 이번이 첫 내한, 파벨 하스 콰르텟은 2015년에 이어 두번째 내한이다.
아르테미스 콰르텟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달의 여신’을 자신들의 이름으로 택했다. 출생지는 독일 최북단의 도시 뤼벡이며, 현재의 거점은 베를린이다. 음악적 특징은 고도의 집중력과 폭발적인 에너지로 요약할 만하다. 초창기에 그들을 멘토링했던 알반 베르크 콰르텟의 선명한 음색과 공격적인 템포에 적잖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아르테미스 콰르텟은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들의 멘토들보다 더욱 강렬하고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뿜어낸다는 평들이 나온다.
이러한 음악적 특징은 그들의 대표 레퍼토리로 손꼽히는 베토벤 현악4중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그들은 창단 이후 지금까지 베토벤부터 쇤베르크와 피아졸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곡가들의 곡을 녹음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녹음해 내놓은 베토벤의 현악4중주 전집에 호평이 쏟아진다. 영국 가디언은 “베토벤은 아르테미스의 명함과 같은 작곡가”라면서 “놀랄 만큼 신선하고 명쾌한 연주를 선보였으며 어떤 부분에선 감정적으로 상당히 쿨했다”라는 평을 내놨다. 또 영국의 그라모폰은 “강렬한 첼로 선율을 바탕으로 모든 성부가 또렷하게 들리도록 세밀히 조율된 균형감”이라면서 “위대한 연주가 무엇인지를 일깨운다”라고 극찬했다. 이번에 한국에서는 ‘명함과도 같은 작곡가’ 베토벤의 현악4중주 중에서 3번 D장조를 연주한다. 이와 더불어 야나체크의 현악4중주 1번 ‘크로이처 소나타’와 슈만의 현악4중주 3번 A장조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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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 하스 콰르텟은 현악4중주의 강국으로 손꼽히는 체코 출신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에서 희생당한 체코의 작곡가 파벨 하스(1899~1944)를 자신들의 이름으로 삼았다. 창단 두 해 뒤인 2005년 ‘프라하의 봄 콩쿠르’에서 우승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같은 해부터 체코의 음반사 ‘수프라폰’에서 내놓은 그들의 음반은 거의 빠짐없이 찬사를 들었다. 모국의 작곡가인 야나체크와 파벨 하스의 4중주를 녹음한 음반은 2006년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로부터 ‘올해의 음반’으로 뽑혔으며, 이듬해에는 그라모폰에서 ‘베스트 실내악’으로 선정됐다. 창단 이후 13년의 짧은 활약 기간에도 불구하고 파벨 하스 콰르텟의 음반상 수상 경력은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그동안의 평가를 종합하자면 풍부하고 깊은 음색에 대한 찬사가 많다. 독일의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풍성한 사운드와 리듬으로 대표되는 보헤미안 4중주의 전통과 투명한 사운드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 악파의 4중주가 가장 바람직한 모습으로 합쳐졌다”고 파벨 하스 콰르텟을 평했다. 그라모폰은 그들이 2015년 내놓은 스메타나의 현악4중주 음반을 평하면서 “4명의 연주자가 만들어내는 관현악적인 사운드”라고 썼다. 또 한국의 음악평론가 최은규는 2015년 첫 내한 연주회에 대해 “처음엔 별 기대가 없었는데 연주회가 끝나고 나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감동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라면서 “현악4중주에 대한 일반적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강약의 범위가 매우 넓고 음색의 표현이 다양한 연주”라는 호평을 내놨다. 이번 무대에서는 스메타나의 현악4중주 1번 ‘나의 생애로부터’, 쇼스타코비치의 현악4중주 2번 A장조를 연주한다.
<문학수 선임기자 sachi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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