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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대한상의·맥킨지, 한국 기업문화 진단] 아직도 낡은 업무·성과관리…리더십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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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맥킨지, 기업문화혁신 4대 개선과제 제시 [자료=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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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맥킨지, 기업문화혁신 4대 개선과제 제시 [자료=대한상공회의소][아시아경제TV 박혜미 기자] 국내 기업의 조직경쟁력이 대부분 글로벌 기업에 비해 하위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비과학적인 업무 처리과정과 비합리적 성과관리, 리더십 역량부족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가 14일 발표한 '한국 기업의 기업문화와 조직건강도 2차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기업의 조직건강도를 심층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 8개사(대기업 3개사, 중견기업 3개사, 스타트업 2개사) 중 7곳이 글로벌 기업에 비해 약체인 것으로 진단됐다.

조직건강도(OHI, Organizational Health Index)는 기업의 조직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글로벌 컨설팅사인 맥킨지가 1991년 개발했다. 9개 영역 37개 세부 항목으로 구성돼 지난해까지 글로벌기업 1800여개사(200만명)에 적용하고 있다.

진단 결과 국내기업은 책임소재, 동기부여 항목에서는 상대적 우위를 보였지만 리더십, 외부 지향성, 조율과 통제(시스템), 역량, 방향성 등 대다수 항목에서 글로벌 기업에 뒤쳐졌다.

대한상의는 과학적 업무프로세스, 비합리적 성과관리, 리더십 역량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비과학적 업무 프로세스가 조직건강을 해치는 사례로 한 중견기업의 차장은 "업무범위, 역할, 책임, 보고라인이 불분명해 본래 내 일이 아닌 일들이 자꾸 추가가 된다. 덕지덕지 붙어 있는 짐더미 같다"며 "회사에서 내 역할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 진다. 이러다 보니 서로 업무를 맡지 않으려고 미루기만 한다."고 대한상의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비합리적인 성과관리 사례로 또 다른 한 대기업의 과장은 "선배들이 일이 몰리면 그냥 넘어지라고 조언한다. 한 번 그래야 더 안시킨다고, 어차피 연봉차이는 크지 않으니 거북이처럼 웅크리고 있는 게 낫다는 것"이라며 "백만원 더 받자고 굳이 열심히 해야 하나 이런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리더십 역량부족이 조직건강을 해치는 사례로 또 다른 중견기업의 차장은 "미어캣 사진을 보면 꼭 우리 회사 직원을 보는 것 같다."며 "리더는 저 앞에 혼자 서 있고, 중간관리자는 멀찌감치 서서 눈치만 보고, 직원들은 또 한 발 떨어져 구경만 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전근대적이고 낡은 한국기업의 운영 소프트웨어가 기업의 경쟁력과 근로자의 삶의 질, 반기업 정서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가 처한 여러 당면 과제의 근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선 기업문화 혁신을 필수과제로 인식하고 전방위적인 개선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의는 국내 기업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4대 개선과제로 △빠른 실행 업무프로세스 △권한·책임 부여된 가벼운 조직체계 △자율성 기반 인재육성 △플레잉코치형 리더십 육성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기업문화 개선방향을 논의하고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플레잉코치형 리더십육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원할 방침이다.

업무방식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자와 기업문화 개선의 지침서로 삼을 기업문화 표준매뉴얼도 제작, 배포할 계획이다.

박재근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빠른 경영환경 변화 대처에 필요한 역량으로 유연성을 꼽지만 이에 적합한 체계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조직은 흔들리게 된다"며 "프로세스, 구조, 인재육성, 리더십 등 조직운영 요소 전반에 걸쳐 '역동성'과 '안정적 체계'를 동시에 갖춘 '양손잡이' 조직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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