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8 (금)

이탈리아에 포퓰리즘 정권 탄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반엘리트주의 정당인 오성연합과 극우정당 우파연합 연정 눈앞

공동정책으로 감세, 사회보장 강화, 이민억제 등에 합의

‘유로존’ 탈퇴 주장해온 정당 집권으로 다시 한번 홍역 앓을 듯



한겨레

반기성주의 정당인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마이오 대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로존 3위의 경제대국 이탈리아에서 “유로존 탈퇴”를 주장해온 포퓰리즘 정권 탄생이 눈앞에 다가왔다.

<로이터> 통신은 13일 이탈리아의 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과 극우 정당들이 모인 ‘연합’의 연립정권 구성 협상이 타결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마이오(32) 대표와 ‘연합’의 마테오 살비니(45) 대표는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서 이틀에 걸친 마라톤회담을 끝낸 뒤 감세, 사회보장 강화, 이민 억제를 뼈대로 하는 연정 정책요강에 사실상 합의했다. 협의를 끝낸 디마이오 대표는 기자들에게 “매우 생산적인 하루였다”고 밝혔다. 양 정당은 14일 로마 대통령궁에서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만나 신임 총리를 지명할 전망이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14일 “유로에 회의적인 극우 정당과 반기성주의 그룹이 유로존에서 세번째 경제 규모의 국가에서 연정을 형성하게 됐다. 이들의 등장은 유럽 전체 기성 정당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3월4일 총선에서 기존 권위를 거부하는 반기성주의 정당인 오성운동은 전체 의석의 32%, 4개 극우 정당이 모인 ‘연합’을 이끄는 북부동맹은 17%(‘연합’ 전체로는 37%)의 의석을 확보했다. 이후 두 달 넘게 연정 구성 협의가 진행됐지만 의견이 모이지 않아 7월에 재선거를 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날 오성운동과 ‘연합’이 극적으로 연정 구성에 합의해 새 내각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들의 색깔이다. 양쪽은 기성 정치에 환멸을 느낀 대중 정서를 파고들어 세력을 확대해 대표적 포퓰리즘 세력으로 꼽힌다. 이들은 반유럽연합(EU), 반엘리트주의, 반이민 정책을 내세워 높은 실업률과 밀려드는 난민 문제에 시름하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큰 타격을 받은 유럽연합과 이탈리아 기성 정치인들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마타렐라 대통령은 “건전한 국가 재정을 운용하는 것과 이탈리아의 전통적 방향인 유럽 친화적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례적인 발언을 했다.

남은 문제는 누가 총리직에 오를지다. 디마리오 대표와 살비니 대표는 그동안 상대방이 총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협의를 이어왔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헌법상 총리 지명권은 나에게 있다”며, 이들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진 않겠다는 뜻을 비쳤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사람과 동물을 잇다 : 애니멀피플] [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