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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두채로 쪼개 월세 수입"…신도시 중대형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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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최근 중대형 아파트가 소형 아파트보다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소형 아파트가 '대세'였던 근래 트렌드에서 이례적 현상이다. 아파트 세대 구분 리모델링 허용 움직임과 '똑똑한 한 채' 선호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의 전년 대비 공시가격 상승률이 85㎡ 이하 아파트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중소형을 뛰어넘었다는 의미다.

가장 큰 상승률을 나타낸 면적은 전용 135~165㎡로 전년 대비 평균 6.71% 올랐다. 11년 만에 처음으로 33~50㎡(소형), 60~85㎡(중형) 아파트 상승률을 추월했다. 이어 전용 165㎡ 초과 주택이 평균 6.62%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용 85~102㎡도 6.54%로 전국 평균(5.63%)을 웃도는 수치를 보였다. 반면 전용 60~85㎡ 이하는 4.54%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경기도 신도시에서 중대형 강세가 두드러진다. 김포·평촌 신도시의 전용 85㎡ 초과 아파트값 상승폭은 중소형의 2~3배를 넘어선다. 수년간 중소형 아파트값은 큰 폭으로 뛴 반면 중대형은 제자리 수준에 머물면서 가격 격차가 줄어 값이 저평가된 중대형 아파트를 선택하는 수요자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주변 중개업소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김포 고촌 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 101.97㎡ 실거래가는 지난해 6월 4억800만원에서 올해 2월 4억8000만원으로 7200만원 뛰었지만 같은 아파트의 전용 84.85㎡는 지난해 5월 대비 2월 상승폭이 2250만원에 그쳤다. '평촌 목련 8단지' 전용 164.4㎡도 최근 1년 동안 21.48%(1억250만원) 올라 같은 기간 '평촌 목련 2단지' 전용 34.44㎡ 상승률 10.68%(2750만원)의 2배가 넘었다.

서울에서는 아직 중대형 아파트의 강세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서울에서 중대형 아파트는 가격이 20억원을 넘는 게 많은데, 이는 대출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매수할 수 있는 수요층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반해 신도시에서는 대체로 10억원 수준이면 중대형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다.

중대형 아파트 인기가 되살아나는 이유로는 우선 세대 구분 리모델링 촉진 법안이 추진되면서 대형 아파트 가치가 재인식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세대 구분이란 기존 아파트 1채를 독립생활이 가능한 2채로 개조하는 것을 말한다. 2채 중 1채를 전·월세로 내놓거나 2채 모두 세를 줄 수도 있다. 집을 2채로 등기하지 않기 때문에 '1가구 2주택'에 따른 중과세 걱정 없이 월세를 받을 수 있다.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공동주택 세대 구분 관련 주택법 개정안 내용은 주택법에 규정된 '세대 구분 아파트'(2조와 35조) 범위에 이미 지어진 아파트도 포함한다.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가 '세대 구분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법 조문상 기존 주택의 세대 구분이 가능한지 분명하지 않아 인허가가 쉽지 않았다. 법안이 통과되면 지자체의 인허가 절차가 명료해질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세대를 구분함으로써 가장 혜택을 보는 사람은 은퇴 노후 부부 세대다. 자녀 출가 이후에도 기존 대형 아파트에 그대로 거주하면서 월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대형 아파트가 세대 구분이 되면 소형 아파트 공급이 늘기 때문에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한 젊은 층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김상진 한양대 교수는 "기존 아파트의 세대 구분이 활성화하면 현재 주택시장에서 찾는 이가 없어 헐값이 된 기존 대형 아파트 몸값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환진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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