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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1억불 스타트업투자, 韓외면 TIMS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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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아세안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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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1위 전자상거래 업체 토코피디아는 현지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 개발로 시장을 선점하고 알리바바, 소프트뱅크 등에서 거액의 투자를 받으며 유니콘 기업이 됐다. 그랩은 말레이시아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로 시작해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긴 뒤 최근에는 우버의 아세안(ASEAN) 사업권을 인수하며 아세안 성공 신화가 됐다.

아세안이 스타트업의 천국으로 부상하며 전 세계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구글, 테마섹 등은 향후 아세안 인터넷 경제 규모를 약 2000억달러로 추산하고 아세안을 '디지털 시대의 금광'으로 지목한다.

하지만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는 최근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모습이다. 14일 한국무역협회가 발간한 '아세안 4개국 TIMS 스타트업 메가 클러스터 분석 및 시사점'에 따르면 선진국은 물론 아세안 주요 국가보다 뒤처진 스타트업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보스(BOSS)' 전략이 필요하다. TIMS는 태국(T) 인도네시아(I) 말레이시아(M) 싱가포르(S) 등 아세안에서도 특히 스타트업 활동이 왕성한 4개국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벤처캐피털(VC)의 아세안 투자액은 연평균 53.8%씩 증가했다. 이는 한국(2.2%)의 25배 수준이다. 특히 2016년 전년 대비 138.7% 증가하며 약 4조원(약 36억달러)까지 폭증했다.

아세안 국가 중 특히 TIMS에 글로벌 투자자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아세안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중 절반이 싱가포르(664건)에 집중됐다. 8조원(약 72억달러)에 이른다. 인도네시아(310건) 말레이시아(155건) 태국(114건)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는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스타트업인 유니콘 기업도 한국보다 TIMS에서 많이 나왔다.

블록체인 기반 간편결제 솔루션의 오미세고(태국), 아세안에서 급성장하는 전자상거래 업체 토코피디아(인도네시아), 동남아에서 우버를 넘어선 그랩(싱가포르) 등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많게는 2조원 이상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한국 스타트업의 최대 유치액은 800억원이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아세안이 중국을 대체하는 산업가지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또 다른 유망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며 "각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평가하는 스타트업 지놈 평가에서 서울은 40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마닐라 등은 서울보다 상위에 등재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태국 치앙마이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시내를 벗어나지 않고 모든 업무를 원스톱으로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인도네시아 발리는 디지털 노마드가 꼽은 '일하기 좋은 10개 도시'에서 1위로 선정될 정도로 인기 있는 지역이다. 인도네시아 전체 스타트업 수는 지난달 말 기준 1750개로 세계 4위 수준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블록체인 산업 발전' '글로벌화 및 열린 정책' '규제 완화 및 성실한 실패 인정' '성장 촉진 및 투자 유치' 등 보스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블록체인 산업 진흥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 창업투자회사의 해외 투자 요건 완화와 스타트업 창업자 연대보증 폐지, 신성장 스타트업에 대한 차등 의결권 도입, 대기업 인수·합병(M&A) 후 벤처기업 지위 인정 등이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시됐다.

안근배 무역협회 무역정책지원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을 단순히 신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 중심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우리의 오래된 정책과 경직된 문화를 글로벌 수준으로 바꾼 후 올라탈 수 있는 기회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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