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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튀니지, 가정폭력 피해 여성 보호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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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 철회해도 '조사 계속'…폭행범과의 결혼금지

기관 이용·법 활용 등 광범위한 인식전환 필요

뉴스1

튀니지 한 여성이 TV를 통해 학대 희생자의 증언을 보면서 울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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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튀니지 여성들이 새로운 법률 하에서 가정 폭력으로부터 많은 보호를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

튀니지는 항상 아랍 내에서 여성 인권과 관련해 가장 발전된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국가였다. 여성들은 오래 전부터 이혼할 권한과 양육권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지난 1956년도에는 일부다처제가 폐지됐다.

하지만 이렇게 높은 여성 인권에 자부심을 느껴온 튀니지 여성들은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폭력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경제적 폭력과 가정 내 성폭력이 가장 일반적인 형태였다.

튀니지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가정 폭력에 시달린 튀니지 여성들은 60%에 달했다. 비정부단체의 조사르 감안하면 이 수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성들 중 50%는 공공장소에서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여성들의 폭행 피해를 감소시키기 위해 튀니지 의회는 지난해 여성들에 대한 광범위한 폭행과 차별을 금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가정 내 성폭행을 금하고, 성폭행범이 형량을 줄이기 위해 피해자와 결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피해자가 기소를 철회하더라도 조사는 계속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새로운 법에 따르면, 성희롱은 2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심지어 성폭력을 목격한 자에게 신고의 의무까지 지우고 있다. 또 여성들에 대한 폭력을 전담하는 경찰과 법원, 재판관도 생겼다.

또한 새로운 법에는 긴급 상황에 처한 여성들을 보호할 보호 시설 건설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재 튀니지 내 여성 보호시설은 7개가 존재하며 유럽연합(EU)이 자금을 지원해 설립됐다. 보호시설은 보호와 법률 상담, 무료 직업 훈련, 육아, 심리 치료를 제공한다.

새로운 법과 보호시설이 생기면서 여성들에 대한 폭력의 해결책이 마련됐지만 여전히 변화에 대한 광범위한 인식과 학대받은 여성들이 새로운 법과 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보호시설의 한 심리학자는 "아이들과 사회에서 받을 수치심 때문에 보호시설을 찾는 여성들은 여전히 가정 폭력에 대한 재판보다는 이혼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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