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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농기계 수만대 지원해 北농업 자립 도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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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경협 中企가 뛴다 / ⑧ 동양물산기업 ◆

매일경제

"북한에 농기계 생산 설비를 지원한 것은 동양물산기업이 유일합니다. 남북 경협이 재개되면 북한이 필요로 하는 농기계 수만 대를 공급할 겁니다."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동양물산기업 2층 회의실에는 2002년 5월 평양 시내를 파노라마로 찍은 사진이 테이블에 쫙 깔려 있다. 동양물산은 2005년 민간 단체를 통해 북한에 농기계 생산 설비를 지원했다. 당시 동양물산 김희용 회장과 윤여두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평안남도 강서군에 위치한 산업노동자구역을 직접 방문해 '우리민족금성동양 농기계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당시 준공식은 북한 트랙터 회사 '금성뜨락또르' 공장 내 건물 1200평, 출하장 600평 규모에 농기계를 연간 1만3000대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제공한 기념으로 열렸다. 김 회장은 "설비 지원을 통해 북한의 농기계 자립을 도우려는 목적"이라며 "물고기를 주기보다 낚시하는 방법을 알려주고픈 심정이었다"고 회상했다.

대북 설비 지원에는 윤 부회장이 나섰다. 윤 부회장은 2001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를 맡아오다 지금은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윤 부회장은 "가장 시급한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농기계 지원은 필수적이었다"며 "이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 것만 100여 차례에 달한다"고 귀띔했다.

기업이 직접 지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동양물산은 주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통해 농기계와 설비를 공급했다. 윤 부회장은 "초기에는 농기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다 자립심을 길러주기 위해 생산 설비까지 지원했다"며 "설비를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생산 노하우까지 공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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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동양물산기업은 평안남도 강서군에서 농기계 설비 준공식을 열었다. [사진 제공 = 동양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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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물산은 남북 경협이 본격화하면 다시 한 번 대북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김 회장은 "당시 지원한 설비가 여전히 가동 중인지는 모르지만 우선 북한과 터놓고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양물산이 2005년 준공식을 열었던 공장은 2008년부터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없게 됐다.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이후 남북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북한이 향후 10년간 필요한 농기계는 10만대 이상으로 추산된다. 윤 부회장은 "북한은 아직도 평양마저 소달구지가 도로를 오가는 상황"이라며 "농업 생산성 증대를 위해서라도 농기계 부문 경협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도 "현재 북한에서 사용하는 농기계는 수도 적지만 대부분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일 것"이라며 "먹고사는 문제부터 해결해 장기적인 민족 화합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동양물산은 2016년 업계 3위 기업인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했다. 국제종합기계 관계자는 "2008년까지 북한에 40~50마력짜리 중소형 트랙터를 계속 공급했는데,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부처가 대북 사업을 추진하면서 우리 회사도 남북 경협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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