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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스마트폰으로 여닫는 IoT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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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젠 장기 출장으로 집을 비울 때 스마트폰으로 금고 잠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원격으로 잠그거나 여차하면 아예 폐쇄할 수도 있다. '출장 기능'을 활용하면 이중 삼중으로 금고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금고 열쇠인 '스마트금고 카드'뿐만 아니라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일회용 비밀번호 인증을 받지 못하면 금고가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금고 산업의 역사 신성금고(대표 하균표·사진)는 이 같은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장착한 스마트금고 '하이퍼큐브'를 출시했다. 블루투스와 근거리무선통신(NFC), 와이파이 같은 무선통신 기술을 접목했다. 서울 소재의 기술연구소에 스마트금고 관리 시스템을 구축·관리할 예정이다. 하균표 대표는 "2012년 처음 시판되며 스마트금고의 효시가 된 디지털금고 '알레그레'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라며 "사용자가 스마트금고 전용 카드를 분실했을 때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성금고의 IoT 기술 역량은 대외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KT와 지난 3월 IoT 플랫폼 연동 서비스 계약을 체결해 다음달부터 KT 플랫폼을 활용해 스마트금고를 공급한다. 또 2013년부터 씨티은행에 메인텔러용 제품으로 납품하면서 스마트금고에 대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은행권에도 진출했다. 당일 창구에서 사용할 지폐를 금고에서 가져와 보관할 때 스마트금고가 쓰인다는 설명이다. 또 신성금고는 스웨덴 보안업체 구네보그룹 제품에 대한 국내 유통판매권을 확보했다. 구네보와 기술 협약을 통해 만에 하나 핵폭발이 일어나도 전자기 펄스(EMP)에 안전한 금고까지 출시했다. 하 대표는 "구네보와 기술을 교류해 건물 출입 보안시스템 사업에도 진출했다"며 "단순 제품 거래를 넘어 주요 기술을 주고받으며 양 사 모두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금고는 1932년 4월 10일 설립된 국내 최초 금고 제작 업체다. 한국은행 출범과 함께 거래를 시작해 창립 86년 역사를 자랑한다. 매출 90% 이상이 4대 시중은행과 주요 증권사 납품에서 나온다. 그러나 하 대표는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199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시장 공략으로 120억원대 매출을 거둘 수 있었지만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시장이 급속도로 축소됐다"며 "당시 매출이 20억원대까지 떨어져 말 그대로 회사가 문을 닫을 뻔했다"고 회고했다. 신성금고는 위기를 기술 혁신으로 돌파했다. 기존 은행용 금고 시설 사업을 유지하는 동시에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2008년 우리은행 본점 금고 설비 공사를 맡았고 2011년에는 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 임치금고를 구축할 수 있었다. 작년 약 80억원까지 매출 규모를 회복했고 올해 150억원을 목표로 한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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