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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폐플라스틱서 경유를 뽑아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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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종류를 가리지 않고 폐플라스틱을 산업용 열분해유로 만들 수 있습니다. 환경도 살리고 경제성도 챙기는 업사이클링(up-cycling) 기술이죠."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을 거부하면서 플라스틱 재활용이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인천에 위치한 에코크레이션(대표 전범근·사진)은 폐플라스틱에서 열분해유를 추출하는 플랜트 설비를 만드는 회사다. 전범근 대표(56)는 "폐플라스틱을 진공 상태에서 간접 가열하면 등유나 경유를 추출할 수 있다"며 "여기에 필요한 촉매 등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플랜트 설비를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크레이션의 핵심 기술은 다양한 단계에서 사용하는 촉매다. 전 대표는 "폐기물을 진공 상태에서 간접 가열하면 플라스틱이 액체와 기체 상태로 변하는데 이때 촉매가 기름의 성격을 바꾼다"며 "불필요한 성분은 걸러내고 기름의 세탄가를 조절해 좋은 기름이 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해외 열분해유 생산 설비는 플라스틱을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등 재질에 따라 분류해 가동해야 한다. 하지만 에코크레이션 설비는 자체 개발한 고성능 촉매를 활용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종류에 따라 분리·절단·세척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전 대표는 "분류 과정이 불필요한 특성 덕분에 스웨덴, 싱가포르, 미국, 브라질 등 해외에서도 관심이 크다"며 "국내에서는 옥천, 음성, 제주, 홍성 4곳에 플랜트를 공급해 경쟁력을 검증받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생산한 기름은 주로 화력발전용으로 사용된다. 에코크레이션의 열분해유 생산 플랜트는 폐플라스틱에서 나오는 가스를 열원으로 사용해 경제성도 확보했다. 전 대표는 "플랜트 설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바깥으로 배출하는 기체가 전혀 없어 환경 문제에 대한 염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플랜트 설비는 하루 10t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다. 에코크레이션의 설비는 비닐 쓰레기와 폐그물은 물론이고 사용 후 폐기해야 하는 윤활유나 폐타이어까지도 열분해유 생산에 사용할 수 있다. 에코크레이션은 지난해 매출 40억여 원을 기록했다.

[인천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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