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7 (목)

최정표 KDI 원장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부작용 일시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 필수 정책”
“제조업 비중 줄이고 서비스 산업 키우는 구조 개편 해야”

최정표 한국개발원(KDI) 원장이 14일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은 우리가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가야할 길이며 부작용은 일시적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정부 세종청사 인근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장률 숫자에 얽매이지 말고 경제와 산업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재벌 개혁을 연구한 진보 경제학자로 유명한 최 원장은 지난달 2일 취임 후 곧바로 국내 경제의 대기업 집중 현상을 꼬집는 보고서를 발표해 화제가 됐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도 해외 재벌과 우리 나라 재벌을 비교한 본인의 저서 '재벌들의 특별한 외도'를 선물하기도 했다.

조선비즈

제공=KDI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 원장은 “과거 고도 성장의 향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장을 과도하게 하다 보면 양극화가 심화되고, 물가에 압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삶의 질, 인간답게 하는 사는 것을 정책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해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주 5일제를 시행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여론이 있었지만, 도입을 안했으면 어떻게 될 뻔 했나”라며 “삶의 질 향상을 위해 3가지(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는 필수 사항이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 말하는 부작용도 칼럼이나 기사에서 나오는 것이지 실질적으로 입증 안된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최 원장은 “50년 살던 집을 도배만 할 것이냐, 구조를 바꿀 것이냐”며 “외환위기 (IMF) 이후 강력하게 단행한 것처럼 (경제, 산업의) 내부 구조를 바꾸는 것이 체질 개선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성장률은 중요하지 않다”며 “구조개혁이나 혁신 성장에 힘써서 잠재력을 키우고 산업 구조 개편으로 제조업 비중을 줄이고 서비스, 레저, 문화 산업을 더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출 분야는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끌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한다”며 “서비스, 여가 등을 통한 내수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수와 관련해 지방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강원도 등을 알프스 처럼 종합적으로 키워서 내수를 확대해야 하는데, 앞으로 산업 구조 개편의 핵심은 내수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삶의 질 향상과 경제 체질 개선을 신념으로 삼고 실천하고 있다”며 “결국 국책연구원은 나라 경제의 정책 프레임을 구성하는데 공헌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성장률 오케이, 물가와 환율 안정적, 국제 수지와 수출 좋으며 주가도 좋다”고 평가하며 “다만 고용은 노코멘트다”고 답했다. 그는 “고용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고 했다.

최 원장은 앞으로 남북 경제협력 연구를 KDI가 집중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그는 “남북 경협이 앞으로의 과제며, 앞으로 KDI의 숙제다”며 “KDI의 북한경제연구부가 연구도 했고, 자료도 가장 많다”고 전했다. 그는 “그래서 (남북) 경제 교류에 대해서 KDI가 상당히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며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이 관련 로드맵을 만든다고 하지만, 본인이 직접 만들 수 없고 누군가는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곳은 (KDI)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제재가 풀리기 전에는 움직일 수 없는 부분이 많다”며 “북한경제연구부에 박사급이 3~4명 밖에 없는데, 10년 동안 연구를 제대로 못해 무척 위축된 상태다”고 밝혔다.

세종=전슬기 기자(sgjun@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