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표 KDI 원장 "최저임금·근로시간, 부작용 일시적…삶의 질 위해 필수"

"고도성장 향수 벗어나야…삶의 질이 정책 목표"

"산업구조 개편 핵심은 내수 확대…일자리도 늘어날 것"

"남북 경협 역할 하겠다…상호 보완적 경제관계 구축 연구"

【서울=뉴시스】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자료=뉴시스DB).

【세종=뉴시스】이윤희 기자 = 정부 '싱크탱크'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수장 최정표 원장이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시장 정책을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평가했다.

최 원장은 14일 기획재정부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를 통해 "최저임금, 비정규의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은 우리가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가야할 길"이라며 "부작용은 일시적"이라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주5일제를 시행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여론이 있었지만, 도입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 뻔했나"며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앞서 말한 세 가지는 필수 사항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 말하는 부작용도 컬럼이나 기사에서 나오는 것이지 실질적으로 입증은 되지 않은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은 앞으로의 경제정책은 높은 성장률보다 실질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생각을 전제하고 있다.

최 원장은 "고도성장의 향수에서 벗어야한다. 성장을 과도하게 하다보면 양극화가 심화되고 물가에 압력을 줄 수 있다"며 "삶의 질, 인간답게 하는 것을 정책 목표로 삼아야한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서도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전환한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1~2% 등의 성장률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 최 원장의 설명이다.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산업구조의 변화도 강조했다. 제조업 중심의 수출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 내수를 확대해야한다는 것이 골자다.

최 원장은 "구조개혁이나 혁신성장에 힘써 잠재력을 키워야한다. 제조업의 비중을 줄이며 서비스, 레저, 문화 산업을 더 육성해야한다"면서 "수출 분야는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반도체가)이끌 수 있을지 걱정해야한다. 언젠가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고 했다.

이어 "서비스, 여가 등을 통힌 내수를 키워야 한다. 지방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산업구조 개편의 핵심은 내수다. 그래야 일자리도 많이 늘어날 것이다"고 했다.

그는 현재 우리경제가 "선택의 순간"을 직면하고 있다고도 했다.

최 원장은 "50년 살던 집을 고쳐야하는데 어떻게 고치느냐를 두고 두 가지 관점이 있다"며 "하나는 도배만 적당히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고 비유했다.

KDI가 남북 경제협력 관련 연구를 이끌어가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최 원장은 "남북경협이 앞으로 KDI의 숙제"라며 "남북 경제 교류에 대해 KDI가 상당한 역할을 해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통일·안보 등은 통일연구원 등에서하고 있지만, 경제는 KDI의 북한경제연구부가 연구도 했고 자료도 가장 많다"고 자신했다.

구체적으로는 "남북경제 연구와 관련해 교류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연구에 집중하겠다"며 "교류 협력 확대를 통해 상호 보완적 경제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과제 연구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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