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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블랙리스트,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국립극단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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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연극연출자 박근형씨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실행 기관으로 지목된 국립극단이 사과했다. 국립극단은 14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발표한 '블랙리스트 최종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국립극단은 연극계 블랙리스트의 도화선이 된 곳으로 알려졌다. 연출가 박근형(55) 극단 골목길 예술감독이 2013년 박근혜(66) 대통령과 박정희(1917~1979) 전 대통령 부녀를 풍자한 연극 '개구리'를 국립극단에서 선보였는데, 이후 그가 현 정부의 각종 연극 지원에서 탈락하면서 블랙리스트 의혹이 번져나갔다. 박 연출은 박근혜 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1호로 통한다.

이날 국립극단은 "'개구리'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도화선이 됐다"면서 "이후 발표된 바와 같이 여러 작품에 걸쳐 부당한 지시, 외압, 검열이 지속됐고 국립극단은 이를 실행하는 큰 과오를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국립극단은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으로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면서 "조사결과 발표 직후 피해자들께 개별적인 사과를 드리고 있으며 아직 뵙지 못한 분들께도 조속한 시일 내에 직접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 있게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다시는 국립극단에서 차별 및 배제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국립극단은 문재인 정부 들어 이성열(56) 신임 예술감독 취임 이후 현장 연극인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다양한 간담회를 열고 있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공연 제작 과정 중 투명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분야별 자문위원회를 운영 중"이라면서 "블랙리스트 사태로 인해 좌절을 느끼신 연극인들이 다시 자유로운 예술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박근형 연출이 5년 만에 국립극단에 복귀하는 것이 쇄신의 예다. 18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하는 국립극단의 신작 연극 '페스트'를 연출한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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