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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홍익대 이어 한양대까지 워마드 몰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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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남성 누드모델 몰카 사건의 진원지였던 남성혐오 온라인사이트 워마드에 이번엔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남자화장실 몰카 동영상이 올라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워마드에는 지난 10일 '어제자 한양대 ㅇㄹㅋ캠 남자화장실 나사몰카 올린다'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제목 속 'ㅇㄹㅋ캠'은 경기도 안산시 소재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를 뜻한다. 해당 글이 게재된 '데스노트' 게시판은 일정 조건을 충족해 등업이 돼야만 내용을 볼 수 있다. 외부인이나 조건에 맞지 않는 회원에겐 무의미한 부호가 나열된 것으로만 보일 뿐이다.

한양대 에리카 총학생회는 지난 13일 페이스북 페이지에 "해당 사건에 대해 지난 12일 오후 6시 50분 경 제보를 받았고, 오후 7시 경 안산 상록경찰서에 문의했다"며 "월요일(14일)에 공식적으로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찰에 따르면 14일 오후 3시까지 고발장이 접수되지는 않았다. 상록서는 의혹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는 입장이다.

상록서 사이버팀 관계자는 "전날 언론과 총학생회 측의 문의를 받고 문제의 게시물이 올라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실은 파악했다"며 "게시물이 암호화돼 있어 일단 몰카 영상이 맞는지는 확인이 안 된 상태"라고 말했다. 상록서 측은 고발장이 접수되고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바로 정식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워마드에는 경찰과 학교의 대응을 비웃는 게시글과 댓글이 다수 게재됐다. 실제 몰카 영상이 존재하는 지도 불확실하다. 워마드 회원들은 "제목만 보고 경찰 수사에 들어갔냐"며 "꼭 수사하길 바란다"고 의미심장한 댓글을 달았다.

한편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 몰카 사건의 수사가 빠르게 이뤄지며 온라인 상에는 '성별 편파 수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1일 '여성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성별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합니다'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글은 사흘만인 14일 오후 3시께 31만 5673명의 동의를 받아 최다 청원글에 올랐다. 청원자는 "경찰청에 따르면 몰카 피해자의 90%는 여성"이라며 "피해자가 여성이어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고 피해자가 남성이라고 재빠른 수사를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찰 측은 이번 사건은 성별이 어떻든 수사가 빠르게 진행된 건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홍익대 사건은 수사 장소와 대상이 특정돼 있었다"며 "성별에 따라 수사 속도에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이번 사건은 범행 장소가 미대 교실이고 (수업에) 참여했던 사람으로 (대상이) 특정됐다"고 강조했다. 장소와 사람이 특정돼 수사가 빨라졌다는 입장이다. 이어 "피의자 성별에 따라 속도를 늦추거나 빨리하거나, 공정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과거 남성 몰카 가해자 중 대다수가 집행유예 수준의 가벼운 처벌에 그쳤다는 점을 들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예 오프라인 시위 개최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같은날 포털사이트 다음 등에 따르면 몰카사건 피의자 안모(25·여)씨가 검거된 10일 다음에 개설된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카페는 개설 나흘 만에 회원 수가 2만 명을 넘어섰다. 카페 회원들은 오는 19일 오후 여성만 붉은 옷을 입고 참여할 수 있는 시위를 열어 수사기관과 정부를 규탄할 예정이다. 장소는 미정이나 시위 개최에 필요한 후원금은 이미 800만원 이상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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