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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여성들의 소확행, 왜 ‘폴란드그릇’은 테이블 위의 예술품으로 불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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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폴란드그릇은 유럽, 미국 등에서 살림 좀 한다는 주부들이 애지중지하는 주방 아이템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사실과 특정 연예인들이 명품 옷보다 아끼는 그릇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며 매니아층을 형성하게 되었다. 특유의 코발트블루 색감과 패턴으로 기존의 그릇들과 매치하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식탁에 포인트를 주는 포인트식기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인다. 단조롭고 정형화된 그릇들 사이에 하나씩 셋팅하기만 해도 유럽풍 테이블이 구현된다.

심플하진 않지만 핸드메이드 특유의 수제 감성과 하나의 예술품을 보는 것 같은 아름다운패 턴을 보고 있자면 폴란드 도자기는 주부들 사이에서 최신 트렌드인 소확행을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폴란드그릇이라고 불리는 이 도자기는 폴란드 볼레스와비에츠(Boleslawiec) 지방의 도자기를 뜻한다. 현재의 폴란드그릇은 18세기 유럽 동북부와 중부에 걸쳐 자리한 프로이센 왕국의 슐레지엔 지방에서 시작됐다. 이 지역의 강 상류에는 입자가 부드러워 도자기 원료로 탁월한 백토 고령토가 많았다. 이 최우수 품질의 고령토 덕분에 유럽의 많은 도예가들이 폴란드로 이주해오면서 이 지역의 도자기 산업은 점점 더 크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 이유가 현재 폴란드 볼레스와비에츠 지방의 도자기가 세계적인 도자기로 인정받게 된 계기다.

폴란드그릇은 수 십년 경력의 장인들이 해면으로 만든 도장으로 손으로 일일이 문양을 스탬핑 해서 디자인하거나, 붓으로 하나하나 페인팅한다. 특히 유니캇(Unikat) 제품들은 외국에서는 식기가 아니라 하나의 작품으로 취급 받기도 한다.

폴란드그릇을 상징하는 코발트블루 색상은 1830년대 개발되었다. 납 성분이 없는 무연 유약과 천연 안료를 최초로 도입하며 폴란드 도자기를 현재의 색상으로 발전 시켰다. 스탬핑으로 패턴을 찍어내고 그 위에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방법은 오늘날까지 폴란드그릇의 전통과 특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탬프로 찍어내는 문양만 무려 200가지가 넘는다고 하는데,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찍어내는 터라 같은 문양이라고 해도 도자기마다 조금씩 다른 모양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폴란드그릇은 같은 모양이더라도 다 같을 수 없어 나만 소장하고 있는 단 하나의 그릇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폴란드그릇은 공작새, 포도넝쿨, 풀잎 등 자연의 느낌이 살아있는 패턴을 찍어내는 것이 특징인데 ‘피코크아이’, ‘모스키토’ 패턴은 현재 폴란드그릇을 대표하는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폴란드그릇 패턴 하나하나를 알아가는 재미가 남달라 매니아층이 확산되기도 하였다.

폴란드그릇이 가장 사랑 받는 것은 미국 소비자들이다. 1989년 이후 베를린 장벽이 붕괴 되면서 서독에 주둔해 있던 미군이 철수하며, 볼레스와비에츠 지방의 그릇들을 고향 땅 미국에 들고 돌아간다. 이후 미국 전역에서 폴란드 도자기의 아름다움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전자레인지는 물론 오븐에서도 견딜 수 있는 단단한 내구성과 실용성으로 인기를 타기 시작하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사랑받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년전부터 아름다운 문양과 실용성이 알려지며 폴란드그릇의 특정 패턴만 수집하는 콜렉터들이 생겨났다.

폴란드그릇이라고 하면 다 같은 그릇 같아 보일 수 있지만 각기 브랜드가 나뉘어져 있으며, 같은 브랜드 내에서도 패턴, 품질 등에 따라 등급이 나뉘어 진다. 그 중에서도 폴란드 도자기 업계에서 제일 인정받는 브랜드로는 ‘세라미카 아티스티나(Ceramika Artystyczna)’가 있다. 14세기부터 볼레스와비에츠 지역의 전통을 이어오는 브랜드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생산량과 수출량을 자랑한다. 따라서 많고 많은 폴란드그릇 중 ‘세라미카 아티스티나’의 1등급 도자기가 가장 고가로 거래되곤 한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폴란드그릇 브랜드가 들어와 있는데 일반 소비자들이 브랜드까지는 잘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스마트한 소비자라면 폴란드그릇 구매 시에 브랜드와 등급을 따져보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국내 폴란드그릇 판매처로는 일산에 위치한 ‘리넥’이 있다. 리넥에서는 ‘세라미카 아티스티나’ 1등급 도자기만 취급하고 있으며, 그 종류와 패턴도 매우 다양해 폴란드그릇 매니아층에서는 꽤나 유명한 업체이다.

한편 리넥은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 마두역 도보 10분 거리로 접근성이 좋다는 이점을 갖추고 있으며 5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무료 택배배송을 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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