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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의전' 위해 보안 게이트에 장·차관 사진 붙인 세종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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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정부세종청사로 매주 출장오는 ㄱ씨는 최근 국토교통부가 있는 정부세종청사 6동 6-2 출입구쪽 보안 게이트를 통과하다가 사진 세 장을 발견했다. 물품 검색용 엑스레이 옆에 붙은 사진 속 인물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손병석 국토부 1차관,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이었다. 이 게이트는 국토부 직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출입구다.

다른 출입구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토부 6동 6-1 보안 게이트 물품검색 엑스레이 옆에는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의 사진이 있었다. 환경부와 함께 쓰는 6동 6-3 보안 게이트 물품검색 엑스레이 옆에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 안병옥 환경부 차관, 국토부 산하 행복청의 이원재 행복청장, 김진숙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차장 등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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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 인사들의 사진이 보안 게이트 인근에 붙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안 게이트에서 근무하는 행정안전부 산하 정부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14일 “장·차관 등 고위급 인사가 오면 보안 게이트를 지키는 특경(특수경비)이 알아서 문을 열어주라는 취지에서 사진을 붙여놓은 것”이라며 “다른 한 편으론 고위급 인사에게 의전을 하라는 암묵적인 의미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청사관리본부가 만든 ‘특경 출입보안 매뉴얼’을 보면 ‘리모컨은 총리, 장·차관, 처·차장, 방문 협조된 지방자치단체장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쓰여 있다. 복수의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세종청사 특경은 정부 고위 인사가 등장하면 출입증을 찍고 들어가야 하는 게이트를 리모컨으로 열어주도록 교육받는다. 이때 장·차관들은 출입증 없이 게이트를 통과한다. 보안 게이트에서 근무하는 다른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장관은 수행하는 인원이 많아 리모컨으로 3~4개 되는 보안 게이트를 동시에 열어준다”며 “이때 수행원이 아닌 사람도 끼어 들어갈 보안상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사관리본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사진을 붙여놓으라는 방침을 정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장동욱 청사관리본부 방호안전과장은 “평소 순찰을 돌다가 사진을 본 적이 없다”며 “사진을 붙일 이유가 없고, 본부에서 누군가 봤다면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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