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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아름다운 커튼 뒤에 숨긴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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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애니멀피플] 김지현의 ‘독도 아리랑’-커튼원양해파리

여름철 남해와 동해 일부 출현하는 대표적 독성해파리

단순 세포지만 자기 보호 본능, 파도 치면 깊은 곳 대피



한겨레

수중에서 유영하는 커튼원양해파리. 물 바깥으로 독도가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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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한다. 맞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끼리 이야기다. 일본에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의무적으로 가르친다. 독도가 우리 땅임을 주장하려면 독도에 관해 더 많이 알아야 하고 객관적인 사실을 축적해야 한다. 그것도 일본은 결코 만들 수 없는 자료가 필요하다. 독도 바닷속의 해양생물은 그런 좋은 자료다.

필자는 15년 넘게 독도 바다 밑을 잠수하며 해양생물 사진을 찍었다. 500여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독도의 바다생물에 관한 자료를 모으고 연구하는 것은 독도의 생물 주권을 확보하는 길이기도 하다.

커튼원양해파리(Dactylometra quinquecirrha)는 독도 연안 수심 10~20m에서 여름부터 가을철까지 볼 수 있다. 다른 해파리류에 비해 입다리가 상대적으로 잘 발달해 있는데, 입다리 모양이 커튼처럼 부드럽게 주름져 있어 아름답다. 아름다움 뒤에는 독성이 있다. 이 해파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독성 해파리로 촉수에 찔리면 붉은 반점과 함께 심한 통증을 느낀다. 물론 이런 독성은 사람을 찌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먹이 사냥 수단이다. 빠르지 않은 속도로 느긋하게 유영하면서 촉수에 걸리는 먹이를 먹는다.

2002년 박정희 수원대 생명과학과 교수가 거제도 연안에서 채집한 개체를 한국 미기록종으로 보고해 국내에 처음 알려졌다. 현재 마산, 통영, 욕지도 등 주로 남해안과 포항 등 동해에서도 출현한다고 국립수산과학원은 밝혔다.

우산 지름은 10㎝ 전후이고 전체 몸길이는 30~50㎝ 정도다. 바람에 바다가 흔들리면, 해파리는 수면 아래 깊은 곳으로 내려간다. 단순한 세포로 이루어졌지만 자기 보호 본능이 있다. 몸의 98% 이상이 수분인 연약한 몸통이 흩어지면 죽기 때문이다.

김지현 국립 군산대학교 독도해양생물생태연구실·수산학 박사

※오랜 기간 독도의 해양생물을 연구하며 사진을 찍어 온 김지현 박사의 ‘김지현의 독도 아리랑’ 연재를 새로 시작합니다. 독도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생물을 예술적인 사진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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