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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난제 풀어 신(新)시장 개척"…'로봇회사' 고영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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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 AOI 등 전자 제품 공정 검사 장비 시장 선도…전 세계 2000여개 고객사 보유

업계 최초로 3D 기술 도입해 '파괴적 혁신'에 성공…"'최초'에 집착하는 기업"

"안정적 성장보단 고성장 추구"…"1분기 실적 양호해 실적 개선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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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경기도 수원 광교 신도시에 위치한 고영 연구·개발(R&D)센터. (사진 = 고영 제공)


【서울=뉴시스】장서우 기자 = "우리 회사의 DNA는 '도전 정신'입니다. 똑같은 것으로는 절대 경쟁하지 않겠다는 것이 회사의 원칙입니다."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에 새로이 개원한 연구·개발(R&D)센터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한 고영(098460)관계자의 말이다.

고영은 2002년 설립, 200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시가총액은 약 1조2000억원이며 직원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521명이다. 이중 R&D인력이 288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납도포검사기(SPI), 자동광학검사장비(AOI) 등 전자 제품 조립 공정에서의 검사 장비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SPI는 기기의 성능 자체를 검사하는 장비이며 광학검사장비는 생산 공정 각 단계에서 바로 전의 공정이 제대로 수행됐는지를 검사하는 장비라는 차이가 있다. 3차원(3D) 측정 기술을 통해 검사 대상물의 외형을 정확히 측정하고 인식할 수 있는 초정밀 검사 장비를 생산한다. 다양한 공정 불량을 실시간으로 검출하고 불량 원인을 진단해 솔루션을 제공한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글로벌 기준 고영은 SPI 시장에서 57%, AOI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각각 차지한다. 두 제품의 비중이 고영 매출의 90%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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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영의 주요 제품 중 하나인 납도포검사기(SPI). (사진 = 고영 제공)


고영은 전 세계적으로 2000개가 넘는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 포진한 고객들에게 실시간(real-time)으로 대응하기 위해 중국, 미국, 독일, 싱가포르, 일본, 베트남 등 해외에 여러 사무소와 대리점을 두고 있다.

고영 관계자는 다수 고객사가 자사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품질 관리 이슈는 한 번 터지면 억 단위를 넘어 조 단위의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검사 장비는 이제 선택이 아닌 머스트 해브 아이템(must-have item)"이라고 설명했다. 고영의 제품은 공정 일부만 검사하는 것이 아닌 양산용 라인에 들어가는 ‘전수’ 검사 장비로 고객사의 생산 설비 전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문제와 직결돼 있다.

고영 제품엔 경쟁사 대비 프리미엄이 붙는다. "쉽게 풀리지 않는 난제를 해결해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영은 SPI, AOI 시장에서 세계 최초로 3D 기술을 도입해 '파괴적 혁신'에 성공했다. 주요 제품 관련 641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고영 관계자는 "매출액이 2000억원 수준인 중소 기업으로선 똑같은 기술, 똑같은 제품으로 경쟁해 살아남기 쉽지 않다"며 "남들이 하기 힘든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최초'에 집착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고영의 도전정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 고영은 지난해 6월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로보 글로벌(Robo Global)의 '로봇자동화지수(Robotics and Automation Index)'에 편입됐다. 로봇자동화지수는 전 세계 15개국, 13개 업종에서 로보틱스 및 산업 자동화 관련 1000개 기업군 중 선정된 80여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수술 로봇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을 비롯해 지멘스(SIEMENS), 엔비디아(NVIDIA), 화낙(FANUC), 키엔스(Keyence) 등이 함께 포함돼 있다. 고영이 자동화 로봇과 관련해 4차산업혁명에 따른 수혜를 가장 크게 입을 것이란 전망이 지수 편입에 기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영 관계자는 외국에선 고영을 이미 ‘로봇회사’로 부른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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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영의 신사업 중 하나인 3D 뇌수술용 의료로봇 'IST 가이드 로봇'. (사진 = 고영 제공)


안정적 성장이 아닌 '고성장'을 추구하며 산업을 선도할 아이템을 꾸준히 개발한다는 것이 고영의 비전이다. 최근 R&D센터를 광교로 통합, 확장 이전하고 연구 역량을 집중한 것도 같은 선상에 있다. 이외에도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대전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설립해 공정 최적화 엔진을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에도 2개의 연구소를 두고 4차산업혁명에 걸맞은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고영의 스마트팩토리는 '하이퍼 커넥팅(Hyper Connecting)' 기술과 '하이퍼 인텔리전스(Hyper Intelligence)', 2가지 기초 기술을 바탕으로 공정의 자가 진단·치유가 가능하게 한다. 문제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제대로 된 데이터를 모아 최적화하고 분석한다.

지난 2016년 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3D 뇌수술용 의료로봇 'IST 가이드 로봇'도 주목할 만한 아이템이다. 뇌 수술에서 정밀함을 보장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침대 부착형 의료 로봇을 개발한 것이다. 다만 보수적인 의료기기 시장 특성상 실질적인 수익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뇌 질환 수술은 어렵고 수술 방법도 낙후돼 있다. 의료 로봇을 통해 의료 시장에 또 한 번의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면서도 "당장 기업가치에 반영되긴 어려운 초장기 사업 아이템"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메디컬 스쿨 산하 한 병원과 공동 개발에 들어갔으며 국내에서도 한양대학교 병원, 세브란스, 삼성 병원 등과 합작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2034억원, 영업이익 43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엔 매출액 490억원, 영업이익 93억원을 달성했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불리한 환율에도 불구하고 장비 업체에 가장 중요한 1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며 "AOI의 성장성이 기대되는 가운데, 신사업의 매출 가시화 시점이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suw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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