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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멸종위기종 산양 울진서 로드킬… 정부는 개체 수 파악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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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화 공사 국도서 빈번히 출몰

환경부 모니터링 등 관리 소홀

주민이 돈 모아 구조 활동 나서
한국일보

지난 3월 강원 화천군 중동부 전선 최전방부대 일반전초(GOP) 철책 인근에서 관측된 산양. 육군 7사단이 지난 3월 10∼11일 이틀간 촬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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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 100여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경북 울진군 도로에서 산양이 로드킬을 당하는 등 잇따라 폐사한 채 발견되고 있다. 정부는 이 지역 산양의 제대로 된 개체 수 파악도 못하는 등 관리 구멍을 노출하고 있다.

14일 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 6일 새벽 경북 울진군 36번 국도에서 순찰 중이던 자율방범대원이 로드킬을 당한 산양 사체를 발견해 신고했다. 사고를 당한 산양은 암컷 1년생으로 자동차 충격으로 즉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8일에는 울진군 구수곡자연휴양림 인근에서 아사한 것으로 추정된 2,3년생 수컷 산양이 발견됐다.

녹색연합은 이번 로드킬이 예견됐던 것이라고 얘기한다. 지난 2009년 착공된 36번 국도 직선화 공사가 본격화 된 최근 5년 사이 국도 인근 삼근리와 대흥리 일대에 산양이 빈번하게 출몰하고 있다는 것이다. 녹색연합 측은 공사의 영향으로 서식지 일부가 위협받은 것인지, 좁아진 서식지를 회복하려는 것인지 등에 대한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36번 국도에는 로드킬 예방을 위한 조사ㆍ연구 계획이 전혀 없는 상태다.
한국일보

주왕산에서 포착된 멸종위기종 산양. 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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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번 로드킬뿐 아니라 울진 지역에 서식하는 산양에 대한 관리와 대책이 거의 없다는 데에 있다. 울진 지역에서 2010년 이후 울진에서 폐사한 산양은 54마리다. 특히 2010년에는 폭설로 25마리의 산양이 폐사한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 역시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발견한 것이다. 임태영 녹색연합 활동가는 “울진ㆍ삼척은 국내 산양의 최남단 서식지로 그 생태적 가치가 매우 뛰어난 곳”이라며 “그럼에도 환경부의 관리는 소홀해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돈을 모아 무인카메라를 설치하고 모니터링과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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