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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Health] 미세먼지·황사·꽃가루…‘알레르기성 결막염’ 주의보 식염수 세척 역효과…눈 화장·렌즈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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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정진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안과 교수가 알레르기성 결막염 주요 증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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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눈 건강에 비상등이 켜졌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고 꽃가루도 제 세상을 만났다. 여러 안(眼)질환 중에서도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봄철에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우리 눈은 알레르기 반응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알레르기란 몸을 보호하는 여러 면역세포 중 일부가 특정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과도한 면역 반응을 보이는 현상이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대표 물질로 봄철 꽃가루와 먼지를 비롯해 집먼지진드기와 애완동물 털 등이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이런 유발 물질이 결막에 접촉해 발생하는 염증 질환이다. 바이러스나 세균에 노출돼 발생하는 감염성 결막염과는 발병 원인이 다르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에 걸리면 눈이 가렵고 눈물과 눈곱 양이 평소보다 늘어난다. 결막과 눈꺼풀이 붓기도 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시력 저하도 우려된다. 각막염으로 번진 후 각막에 혼탁이 발생하면 빛이 눈으로 들어오지 못해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눈이 뻑뻑하고 따가운 느낌 탓에 단순 안구건조증과 혼동하기 쉽다. 단, 안구건조증 환자에게서는 나타나지 않는 충혈 증상이 발생하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다른 감염성 결막염과 구분되는 증상들도 여럿 있다. 정진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감염성 결막염과 달리 통증이 심하지 않고 화농성 분비물인 누렇고 진한 눈곱이 나타나는 환자 비율도 적다. 대신 투명하고 끈적이는 분비물이 나온다. 다른 사람에게 전염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다. 흔히 항히스타민제와 항염증제, 인공눈물 등을 처방한다. 약물보다 더 효과적인 치료·예방법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멀리하고 차단하는 것이다. 집먼지진드기가 항원으로 밝혀졌다면 이를 제거하기 위해 천으로 만든 침구류와 카펫, 소파 사용을 피하고 자주 세척하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거나 미세먼지·황사가 심한 날에는 최대한 외출을 피하고 손 씻기 등 개인 청결에 신경 써야 한다.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해 노출 범위를 최대한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시력 교정용 콘택트렌즈는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착용을 피하는 편이 좋다. 마스카라 등 눈 화장과 속눈썹을 붙이는 것도 눈 건강에 좋지 않다.

특히 눈을 비비는 행동은 금물이다. 다른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크게 늘어나고 합병증도 유발하기 때문이다. 눈을 자주 비비면 각막이 얇아지고 돌출되는 ‘원추각막’과 망막신경이 떨어져 나와 시력이 저하되는 ‘망막박리’ 등의 발병률이 크게 높아진다. 널리 알려진 것과 달리 식염수로 눈을 세척하는 행동은 알레르기성 결막염 치료·예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눈 세척 직후에는 잠깐 시원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식염수 성분이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눈 보호 물질까지 제거하는 탓에 병이 악화할 수 있다. 정 교수는 “오래된 식염수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가뜩이나 예민해진 눈을 자극할뿐더러 세균 감염 위험도 있다. 증상이 심하면 냉찜질을 하고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이 있다면 같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재발률이 높고 완치가 쉽지 않다. 합병증 발생 시 영구적인 시력 저하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시기적절한 예방과 치료가 필수다. 정 교수는 “해마다 비슷한 시기에 알레르기성 결막염에 걸리는 사람은 미리 약물을 점안하거나 복용해볼 것을 추천한다. 충혈과 통증이 발생하거나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 사진 : 최영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57호 (2018.05.09~05.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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