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률이 0.1%도 안돼 유명무실한 국내 반려동물보험(펫보험) 시장이 신상품 출시 바람으로 꿈틀대기 시작했다. 미풍에 그치지 않으려면 반려동물등록제 강화 등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화손보·농협손보도 가세, 펫보험 시장 '꿈틀'=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NH농협손해보험이 펫보험 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한화손해보험도 내달 초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도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국내 손해보험사들은 펫보험 출시에 미온적이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등 3개사가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총 보유계약 건수는 지난해 말 기준 2638건에 불과하다. 원수보험료 기준으로도 9억8000만원에 그쳐 펫보험시장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하는 미국 등과 비교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하지만 정부가 표준진료제와 반려동물 등록제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약속하며 보험업계도 상품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앞서 농협손보는 지난 3월 반려동물이 사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펫보험을 출시했다. 한화손보는 기존 출시된 상품처럼 반려동물의 치료비와 배상책임 등을 담보하는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반려동물을 구별할 수 있는 기반인 등록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동물 진료수가가 제각각이라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워 상품개발을 꺼려왔다"며 "여건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에 손보사들도 여러 각도에서 펫보험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등록률 20%…내장칩 일원화 시급=보험사들이 상품 개발에 뛰어들기 시작했지만 활성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2008년에 도입된 반려동물 등록제가 미흡해 보험사들의 상품 개발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반려동물 등록제는 유기견 등을 막기 위해 반려동물을 의무적으로 해당 시·군·구에 등록하도록 하는 제도다. 올해부터 반려동물을 등록하지 않으면 과태료로 최대 60만원이 부과되지만 정식으로 등록한 반려동물은 제도 시행 10년째인 현재 전체의 20%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등록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프랑스나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처럼 반려동물의 내장형칩 등록을 의무화 하는 등의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반려동물등록은 △내장형 전자칩 삽입 △외장형 전자태그 장착 △인식표 부착 등 3가지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부 동물보호단체가 내장칩에 대한 부작용 우려 등으로 일원화에 반대했지만 최근에는 검증된 제품을 사용해 부작용에 대한 불신이 해소된 상태"라며 "내장칩으로 일원화해 등록을 의무화하면 유기견이나 유실견에 대한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정책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혜영 기자 m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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