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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출범 1년 일자리委, 정책 헛바퀴만… 문재인 대통령 ‘업무지시 1호’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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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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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6일 출범 1주년을 앞둔 대통령직속 국가일자리위원회가 일자리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자리위는 문재인 대통령의 1호 업무 지시로 첫발을 뗄 당시만 해도 고용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자임했지만 청년실업이 사상 최악으로 치닫는 과정에서 효과적인 정책을 내놓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당장의 실적에 연연하는 관(官) 주도 일자리 정책이 한계를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 땜질식 정책으로 신뢰 하락

지난해 5월 16일 출범한 일자리위는 문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이용섭 전 민주당 의원이 초대 부위원장에 임명되며 무게감이 실렸다.

일자리위는 5개월 가까이 공을 들여 지난해 10월 인프라 구축, 공공 및 민간 일자리 창출, 일자리 질 개선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 100개를 총망라해 담은 일자리 창출 5년 로드맵을 발표했다. 하지만 요란한 시작과 달리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자리위가 내놓은 정책은 땜질식 정책이 많았던 반면 중장기적 전략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일자리위의 위상도 하락했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올해 3월 발표된 청년 일자리 대책은 기획재정부 주도로 마련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발표했으며 일자리위의 역할은 거의 없었다. 여기에 2월 이 전 부위원장이 광주시장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낸 뒤 정부는 두 달 가까이 부위원장 자리를 비워뒀다. 일자리위가 유명무실한 조직이라는 점을 정부 스스로 시인한 셈이었다.

일자리위는 16일 별도의 기념식도 하지 않을 예정이다. 일자리위 관계자는 “직원들끼리 간단한 다과회 외에는 다른 일정이 없다”고 전했다.

○ “기업 환경 개선이 근본 해법”

일반적인 고용 지원책으로는 3월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고 수준인 4.5%에 이른 상황을 타개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많다. 특히 3월 청년실업률은 11.6%로 2016년 2월(11.8%)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여기에 최저임금이 16.4% 급등한 부작용으로 임시직 근로자, 도소매 및 음식업 등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자리를 만드는 원동력인 민간 제조업의 고용 여력이 줄면서 공공 부문에서만 일자리가 생겨나는 기형적인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실린 고용노동부의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용 비중이 높은 제조업 사업체에 재직 중인 상용근로자 수는 올 1분기(1∼3월) 350만1942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384명 줄었다. 제조업 근로자 수는 지난해 3분기(7∼9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4%(1207억 원) 늘어난 5452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종전 사상 최대치였던 3월 지급액 규모(5195억 원)를 한 달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이목희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이달 중 민간 부문 일자리 대책을 내놓고 6월 말에는 중장기 대책을 추가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자리위가 기존 대책을 짜깁기하는 식으로는 고용 사정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근시안적인 정책은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 환경을 개선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건혁 gun@donga.com·최혜령 / 유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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